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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長江의 물길을 돌리려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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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長江의 물길을 돌리려한 죄?

입력
2011.06.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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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사상 최대 규모 '물 프로젝트'가 완공을 앞두고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베이징과 텐진 등 대도시가 몰려 있는 북부 지역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ㆍ남부를 가로질러 흐르는 양쯔강의 물줄기를 바꾸는 것. 매년 22조7,000만 리터의 물을 끌어오기 위해 수천 km의 수로를 건설하는 대역사다. 그러나 수원(水源)인 양쯔강 일대가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생태계 파괴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사업의 타당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중국 사상 최대규모 '물 프로젝트'

'양쯔강의 물길을 베이징으로 향하게 한다.' 중국 정부가 마련한 북부지역 물 부족 해소 방안의 핵심이다. 베이징(2,200만명)과 텐진(1,200만명) 등 북부지역 대도시의 급속한 성장으로 지하수마저 고갈되자 양쯔강의 물을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북부지역 물 기근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양쯔강으로부터 중부, 서부, 동부 등 3개의 인공 수로를 뚫어 연간 22조7,000만 리터의 물을 북부지역으로 끌어오게 된다. 총 연장 1,287km인 중부 수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이 있는 후베이성에서 베이징까지 연결된다. 서부 수로는 항저우에서 텐진을 연결하는 대운하길을 따라 건설된다. 총 공사비만 620억 달러로 산?X댐 건설비용의 2배에 달한다.

이 거대 프로젝트는 당초 1950년대 마오쩌둥의 검토 지시로 시작됐지만 그동안 진전이 없다가 북부지역 가뭄이 극심했던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공사는 현재 마무리 단계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부 수로는 2014년 완공될 계획이며, 동부 수로는 이보다 앞선 2013년 완공이 목표다.

그러나 미 뉴욕타임스(NYT)는 1일 "중국 문명의 발상지였던 황허강이 오염돼 더 이상 식수로 쓸 수 없게 되자 중국 정부가 값비싼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꼬집었다. 마치 뉴욕과 워싱턴에 물을 대기 위해 미시시피 강의 물줄기를 바꾸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각종 부작용으로 타당성에 의문 제기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야심찬 물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중국내 시선은 싸늘하다. 무엇보다 엄청난 물을 끌어와야 할 양쯔강이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물길이 열려도 물이 없는 상황이다. '아랫돌 빼 윗돌 괴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올 초부터 후베이, 후난, 장시, 장쑤, 저장성 등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329만 명과 95만 마리의 가축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국 가뭄대책지휘부는 이들 지역에서 피해를 본 경작지가 4,535만무 (무ㆍ1무는 약 667 m²)에 달한다고 밝혔다. 싼샤댐이 방수량을 늘리고 있지만 현재 속도로 방류할 경우 오는 10일쯤 방류 하한선에 달하게 된다. 국제사회에선 식량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자연을 거스르는 대공사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도 로스앤젤레스를 건설하기 위해 오웬스강의 물줄기를 바꾼 탓에 캘리포니아호의 생태계가 파괴된 사례를 들고 있다.

후난성 지리학자인 두윤은 "중부 수로 공사로 인해 양쯔강 지류가 영향을 받을 경우 1,400만명에 달하는 후베이성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중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문제들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고 전했다. 내각 출신의 한 전직 관료는 "엄청난 위험이 수반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동부 수로 공사현장의 한 감독관은 "양쯔강에서 텐진으로 흘려보내는 물이 오염돼 수로 중간에 426개에 달하는 오수처리 시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쯔강의 물이 주요 공업지대가 위치한 지역을 지나게 돼 베이징으로 끌어오더라도 식수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수로 건설을 위한 주민 강제 이주에 대한 불만도 빗발치고 있다. 중부 수로 공사를 위해 후베이성에선 무려 35만명이 강제 이주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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