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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종북논란과 진보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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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종북논란과 진보대통합

입력
2011.06.0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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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종북주의(從北主義) 또는 종북(從北)은'대한민국에서 쓰이는 표현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집권정당인 조선노동당과 그 지도자인 김일성 전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의 외교방침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원래 이 말은 사회당 계열의 진보정당 간 노선논쟁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요즘은 보수진영이 딱히 친북적이 아니라도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까지도 광범위하게 싸잡아 낙인 찍는 데 더 많이 쓰인다. 진보세력은 자신들을 공격하는 무기를 보수진영에 선물한 셈이다.

■ 2001년 말 한국사회당이 민주노동당(민노당)의 친북노선을 공격하면서 벌어진 게 1차 종북주의 논쟁이다. 2차 논쟁은 2006년 민노당 내부에서 일어났다. 일심회 간첩단 사건 관련 당직자들의 징계문제를 놓고 찬ㆍ반 파가 격돌했다. 같은 해의 북핵 실험에 대한 입장, 2007년 대선 당시 권영길 후보가 내건 '코리아연방제통일방안'등도 민노당 내부 종북주의 논란을 가열시켰다. 결국 조승수, 노회찬, 심상정 등이 종북노선에 반발, 탈당해 진보신당을 창당함으로써 진보는 분열 때문에 망한다는 속설에 힘을 실었다.

■ 그렇게 갈라섰던 두 당이 1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대통합 합의문에 서명했다. 분당 3년 7개월 만이다. 분당 2개월 후 치러진 총선에서 민노당 의석 반 토막, 진보신당 원내진출 실패 등 대가를 톡톡히 치른 뒤의 재결합 합의다. 5개월에 걸친 통합협상도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종북 논란의 새로운 불씨인 북 3대 권력세습에 대한 입장 정리가 최대 난관이었다. 진보신당의 3대 세습 비판 요구에 민노당 이정희 대표는 비판 강요는 "이분법적 시각"이라고 맞서 통합협상은 결렬 1보 직전까지 치달았다.

■ 가까스로 찾은 접점이 "6ㆍ15 정신에 따라 북 체제를 인정하고, '북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문구다. 어색하고 애매한 표현이 종북 논쟁이 아직 진행 중임을 잘 보여준다. 민노당을 김정일 정권의 방침을'무비판적으로 추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 하지만 3대세습에 대한 어정쩡한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3대세습이 북한 내부 사정상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으나 국가 실패의 핵심 원인인 수령 유일지도체제와 만경대ㆍ백두혈통의 절대우상화 산물이라는 점도 부인키 어렵다.새 통합진보정당이 취할 태도는 자명하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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