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폴크스바겐이 미국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를 정조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대표 중형차인 파사트 신형 모델의 미국 판매 가격을 1만 9,995달러(약2,160만원)로 책정했다. 구형보다 무려 7,000달러를 내린 것. 캠리와 쏘나타(2만395달러~2만7,245달러ㆍ자동변속기 기준)를 의식한 것.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은 미국 현지 공장 가동으로 생산비를 줄이고, 관세를 피한 덕분이다.
2018년까지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유럽, 중국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동안 유독 미국 시장에서는 부진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87만여 대를 판매했지만 미국에서는 35만9,000여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중국에서 103만대, 미국에서 89만여대를 판매했다.
특히 1988년에는 판매 부진 끝에 펜실베이아 공장을 폐쇄, 그 동안 사실상 미국 시장을 방치해 왔다. 하지만 이 회사는 미국 시장을 내버려 두고는 세계 1위를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2009년 다시 미국 현지 공장을 건설에 들어 갔다. 현대ㆍ기아차를 벤치마팅 한 것. 10억 달러를 투자해 지난달 완공한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은 연산 25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는데, 파사트는 물론 향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티구안은 투싼ix, 스포티지R과 경쟁차종이다.
폴크스바겐은 준중형 차급에서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준중형 제타를 미국 시장에 내놓고 코롤라(도요타), 아반떼(현지 판매명 엘란트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폴크스바겐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으로 현대ㆍ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일본, 미국 업체 외에 또 다른 강적을 만나게 됐다" 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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