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ㆍ4 전당대회에 출마할 후보들이 21만명으로 대폭 늘어난 선거인단 규모 때문에 걱정거리도 늘었다. 기존 '선거인단 1만명 이하'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이 들어갈 돈 문제와 홍보 전략 등이 큰 고심거리로 다가온 것이다.
후보들의 '돈 걱정'은 상상 이상이다. 당 안팎에서는 "돈 없으면 출마도 못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돈 적게 드는 경선을 치르기 위한 제도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우선 이번에는 당에 낼 기탁금부터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행사장 대여료 및 투ㆍ개표소 설치비, 여론조사비 등 당이 공식 부담해야 하는 비용 중 70% 가량을 후보들의 기탁금으로 충당한다. 대의원 수가 늘면서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를 하고, 전국 동시 투ㆍ개표소도 설치해야 하는 만큼 이 비용부터 크게 늘어난다. 당 사무처 관계자는 1일 "대의원 9,000명 수준이었던 지난해 7ㆍ14 전당대회 때의 기탁금은 8,000만원이었다"며 "이번에는 최소 1억~1억2,000만원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자금법상 전당대회 기간 중 후원금을 1억5,000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지만 한도를 다 채워도 겨우 기탁금을 충당하는 정도에 그치게 된다.
기탁금 외에도 후보들이 써야 할 공식 비용은 엄청나다. 4~8페이지짜리 홍보물 1부씩을 대의원 전원에게 우편으로 배달해야 한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21만 명에게 홍보물을 보내려면 최소 5,000만원 이상은 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한 홍보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 건당 30원인 문자메시지를 21만 명에게 한 번만 보낸다고 해도 600만원이 필요하다.
공식 비용 외에 조직 관리비나 식사비, 교통비 등 비공식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만약 조직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억대는 쉽게 넘는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전당대회 때도 비공식 비용까지 합치면 후보 별로 5억~7억원 정도 들었다는 게 정설"이라며 "제대로 쓴다면 이번에는 10억원 이상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각 후보 측은 새로운 홍보전략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 중진 후보 측 인사는 "이번에는 전화 홍보 등 개별 접촉에 한계가 있다"며 "명분 싸움과 여론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 측 관계자도 "기존의 세몰이식 선거운동보다 TV토론 등 언론을 통한 메시지 전하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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