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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생산기지 한국 이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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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생산기지 한국 이전 준비?

입력
2011.06.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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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4일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이끌고 있는 도요타 아키오(55) 사장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어서 방한 시점과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 측은 한국 지사와 딜러들을 격려하기 위한 의례적인 방한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 생산시설을 만들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지진과 전력난으로 KT와 손을 잡고 데이터 센터를 경남 김해시로 옮기는 소프트뱅크와 같은 이유라는 것.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도요타가 우리나라에 생산시설을 세울 경우, 그 상징성을 감안할 때 한일 정ㆍ재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전용기편으로 4일 오후 1시께 서울에 도착,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 간다. 그는 오후 2시께 서울 역삼동 한국 도요타 사무실을 찾는데 이어 3시께 기자간담회, 6시께 직원 및 딜러와의 만찬 등을 소화한다. 이후 일정은 베일에 가려 있다. 한국 도요타 관계자는 "한국 정, 재계 인사와의 만남은 예정돼 있지 않다"며 "이번 방문은 리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도요타 직원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도요타는 수입차 시장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지난달까지 전년에 비해 판매가 20% 이상 줄었다. 엔고와 리콜 사태, 대지진 사태가 겹친 까닭이다.

하지만 무엇인가 다른 현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도요타의 오너이자, 최고 경영자가 대지진의 여파로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연간 1만대 시장에 불과한 한국을 긴급한 이유 없이 찾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도요타는 최근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 일본 내 생산에서는 1위 자리를 스즈키에게 내줬다. 대지진에 따른 부품사 및 완성차 공장의 생산차질로 전년 동월에 비해 78.4%나 생산이 감소한 것. 일본자동차공업협회가 1993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도요타가 생산 1위를 놓친 것은 처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당초 예상했던 770만대보다 최소 100만대 이상의 생산이 감소, 현대ㆍ기아차에 뒤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당장 5월부터 현대ㆍ기아차에게 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 앉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아키오 사장의 이번 깜짝 방문은 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군다나 도요타는 최근 일본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과 산업계에 대한 지원에 강한 불만을 쏟아 낸 바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오자와 사토시 부사장이 공개적으로 "'일본에서 생산을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를 현지 언론은 도요타가 일본에서 짐을 쌀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일본에서 생산 기지를 옮길 경우, 우리나라는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기술력과 비교적 낮은 임금의 장점이 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도요타는 우리나라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으나 양국의 국민정서 때문에 백지화한 바 있다"며 "조용히 치밀하게 일을 추진하는 도요타의 특성상, 물류시설 등 부품관련 센터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공장 건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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