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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석·박사 100만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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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석·박사 100만명 시대

입력
2011.06.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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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29)는 올 초 대학원을 마쳤다. 하지만 애초 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던 것은 아니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고 일반 회사 취업에도 실패하자, 그는 2009년3월 '마지못해' 대학원행을 택했다. 시간을 벌면서 취업준비를 하고, '스펙'도 쌓자는 취지였다. 지난 2월 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그는 여전히 구직 중이다. 그는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우리나라 석사이상 학위소지자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고령화 못지 않게 초고학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일각에선 '학력인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1일 현재 우리나라에서 석사 이상 학위소지자는 119만8,199명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4,858만명)을 감안하면 2.5%, 즉 인구 100명 당 2.5명이 석사나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0년만 해도 석ㆍ박사 학위소지자는 56만명 수준이었지만, 10년 사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의 경우 지난 2007년에야 석사 이상 학위소지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나라를 초고학력사회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학력이 높아지는 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에 국민소득의 증가, 정보화사회 진입에 따른 전문지식 필요성 등이 맞물린 결과. 하지만 이런 요인 말고도 지금의 초고학력화에는 구조적인 청년실업문제가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워낙 취업이 힘들다 보니, 소속을 가지면서 시간도 벌고 한편으론 '스펙'쌓기 차원에서 일단 대학원에 가고 보자는 식의 진학이 많다는 것.

때문에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석ㆍ박사학위 소지자의 증가는 학력인플레만 부추기고, 오히려 고급 실업자만 양산할 수도 있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김삼후 연구원은 "취업을 못하면 임시로 대학원에 진학해 시간을 버는 학생들이 많아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학문에 뜻이 있어 간 것인지, 단순히 적(籍)을 둔 것인지 걸러내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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