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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조작 근절 해외 사례는

입력
2011.06.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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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수들이 실수를 하면 정상적으로 볼 수 없게 돼버렸다."

K리그 초유의 승부조작이 사건이 터지자 김호곤 울산 감독은 슬픈 현실을 한 마디로 요약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루머에 불신이 만연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비리근절을 위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모구단의 단장은 "처음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다 보니 K리그 워크숍까지 가지며 난상토론을 했지만 묘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미 승부조작 스캔들을 겪은 해외 사례를 참고한다면 해결방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2006년 5월 이탈리아는 '칼치오폴리'로 인해 시끄러웠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심판 매수로 승부를 조작한 구단에 중징계를 내렸다. 주도적인 클럽인 유벤투스는 세리에B로 강등시켰고, AC밀란, 라치오 등은 승점 감점으로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권 획득을 어렵게 만들어 엄청난 재정적 타격을 입혔다.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1일 "승부조작이 일어난 팀에 대한 징계로 승점 감점과 무관중 경기, 벌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맹 상벌규정에 따르면 승점 감점이라는 항목은 없다. 또 제재금 최소 5,000만원도 해외리그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승강제가 구축되지 않은 K리그로선 강등 징계와 승점 감점 등은 뾰족한 대안이 될 수 없다. 하루 빨리 승강제가 도입돼야 강등 징계와 승점 감점의 효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리그도 2005년 브라질리그에서 승부조작을 벌인 심판과 축구협회에 9,600만달러(약 1,084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한 것처럼 K리그도 제재금을 올리는 게 필요하다.

선수와 관계자들을 유혹하는 불법 스포츠베팅의 근간도 뿌리 뽑아야 한다. 홍콩과 스웨덴이 불법 베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불법시장을 무너뜨리는 위해 정부로부터 스포츠베팅 독점 사업권을 받은 '홍콩자키클럽'은 정부기관과 긴밀한 공조 등 다각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업체는 한국의 불법도박 처벌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처벌 규정을 정해놓았다. 한국의 불법 베팅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최고 3년 이하 징역에 2,000만원 벌금에 불과하다. 이용자의 경우는 '상습도박죄'에 한해서만 처벌 규정이 있다. 하지만 홍콩은 베팅사이트 운영자에 대해 기소 시 7억1,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7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된다. 또 이용자는 베팅 적발 시 142만원 이하의 벌금과 3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세계 스포츠베팅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인 스웨덴의 '스벤스카 스펠'은 축구 고정배당률에 대해 무승부 배당률을 낮추는 대신 승ㆍ패 배당률을 사설업체 수준으로 높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 평균 13종류의 다양한 파생상품 발매 등으로 불법시장에 대처하고 있다.

평창=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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