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화초등학교 6학년 강영훈(12) 선수가 지난달 30일 폐막한 제4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체조 부문 6관왕에 올라 화제다. 이는 소년체전 사상 최다관왕 기록이다.
영훈 군은 체조 초교 부문에 걸린 총 8개의 금메달 중 개인종합 1위를 비롯해 마루 링 평행봉 도마 철봉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단체종합에서는 3위, 취약종목인 안마에서는 4위에 올랐다. 올해 초 열린 경기도학생체육대회에서는 단체종합을 제외한 7개 종목을 휩쓸었고,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에서도 5개 종목에서 1위에 올랐다.
영훈이가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은 마루다. 타고난 유연성과 신체조정 능력으로 착지 동작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월등하다. 점프력도 좋아 공중 동작이 큼직하고 시원시원하다. 반면 안마는 좀 약한 편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팔 힘이 많이 드는데, 아직 체력 보강 훈련이 필요하다. 김영봉 감독은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체조 영재"라며 "체계적인 훈련만 뒷받침 된다면 한국을 빛낼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군이 처음 체조를 접한 것은 초교 1학년 때. 대한체조협회가 운영하는 '유아체조교실'에 체조를 배우러 가는 친구를 따라 간 강군은 교사들의 눈에 띄었다. 한병희 코치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는 노는 것만 봐도 한 눈에 들어오는데 영훈이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친형인 평환(13ㆍ수원북중 1년)군도 기계 체조 선수라 도움이 된다. 영훈 군은 "형과 같이 국내외 체조 선수들이나 체조 기술에 대한 정보도 얻고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곤 해요"라고 말했다. 평환군도 이번 체전에서 중학교 단체전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체조 영재 영훈이가 세계적인 선수로 커 나가기 위해서는 마음껏 운동을 할 수 있는 실내체육관 시설과 장학금 지원 등이 절실하다. 현재 영훈이는 영화초교 인근 북중학교 체육관에서 방과후 훈련을 하고 있다. 곧 사춘기를 맞을 영훈이가 체조에 실증을 내지 않고 꾸준히 수준 높은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송민영 영화초 교장은 "체조 영재라 해도 사춘기에 방황으로 빛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미래 꽃나무들이 체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질적 심리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체조선수 양웨이와 한체대 양학선 선수를 좋아한다는 영훈이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며 "공부와 운동 모두 열심히 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웃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