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1시10분께 담배를 손에 든 40대 초반 남성이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쪽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광화문광장으로 걸어왔다. 그러자 서울시 단속요원이 다가가 즉각 개인휴대용단말기(PDA)로 10만원짜리 과태료 고지서를 발급했다. 이 남성은 "단속하는지 몰랐는데… 10만원은 비싸다"고 불평을 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서울 도심광장 흡연 단속 첫 사례였다.
서울시는 3월 1일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가 공포된 후 3개월 간의 계도 기간이 끝남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ㆍ청계ㆍ광화문광장에서 3인1조로 단속을 폈다. 단속요원 외에 계도요원들도 광장 곳곳에 배치돼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단속을 알리는 전단을 나눠 줬다.
이날 오후 7시까지의 단속에서 과태료를 부과 받은 흡연자는 광화문광장 1명,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각 2명 등 총 5명으로 모두 서울에 거주하는 남성이다. 일본인 관광객 1명과 재미동포 1명도 청계광장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됐지만 과태료를 부과하지는 않았다. 또 서울광장에서 적발된 대전에서 올라온 시민에게도 계도 조치만 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 첫날인 만큼 관광객 등 서울시 조례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과태료까지 부과하진 않았다"며 "앞으로 서울 시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상황을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흡연 단속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서울광장을 지나가던 20대 여성 직장인 한모씨는 "점심 먹고 광장으로 산책을 자주 나오는데 앞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불쾌하다"며 단속을 환영했다.
흡연자들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서울광장 쪽으로 걸어오면서 담배를 끈 60대 남성은 "흡연자는 점점 갈 곳이 없어진다"면서도 "불편하지만 금연이 대세라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청계광장 옆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던 20대 직장인 조모씨는 "나도 담배를 피지만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은 싫다"고 말했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광장에서 담배를 피우다 계도요원에 눈에 띈 한 50대 직장인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과태료를 부과 전에 시설부터 갖춰야 한다"며"일본이나 외국에 가면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잘 표시돼 있어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흡연 과태료 부과지역은 9월에는 서울시 관리공원 23곳, 12월부터는 중앙차로 버스정류장 295곳으로 점차 확대된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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