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부끄럽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1일'구두닦이 아버지'김봉희(57)씨에게 작은 기념패 하나를 전달했다. 무역협회 소유의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19년째 구두를 닦고 있는 김씨는 본보(5월16일 1면)를 통해 그의 '메모지 과외' 사연이 소개된 뒤 TV, 라디오의 전파를 다시 타면서 세간에 화제가 된 인물. 금속판으로 된 기념패에는 당시 기사가 인쇄됐다.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은 "묵묵히 성실히 살아가는 김씨가 트레이드타워 입주 기업 직원들에게는 물론 다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며 "같은 지붕 아래 근무하는 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감사의 뜻을 패에 담았다"고 말했다.
오 부회장은 "직원들이 모이면 김씨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한다"며 "많은 직원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안일하게 살아왔는지 되돌아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에 근무하는 송송이씨는 "김씨 아저씨 사연을 접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면서도 만족해하지 않던 스스로를 부끄럽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렇게 훌륭한 아버지가 일하고 있는 빌딩에 같이 근무하고 있다는 게 영광"이라고 했다.
이에 김씨는 "이런 패는 평생 받아 본적 없는데 가보로 간직하겠다"며 "넉넉하지 않은 살림 탓에 집안에는 그렇게 웃음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 무뚝뚝하던 아들들의 말 수가 많아지는 등 가족간 사랑도 더욱 돈독해졌다"고 기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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