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66> 신데렐라, 엄연히 살아 숨쉬는 가능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66> 신데렐라, 엄연히 살아 숨쉬는 가능성

입력
2011.06.01 07:02
0 0

옛날얘기일 뿐이라고?

'새엄마와 언니들에게 구박받던 신데렐라는 요정 할머니의 도움으로 왕자님과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1628~1703)의 동화 <신데렐라> 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lived happily ever after)로 끝나는 해피엔딩 동화의 전형입니다. 멋진 남성과의 행복한 결혼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며 현대 여성의 마음에도 여전히 잠재돼 있는 이미지가 신데렐라이기도 하고요.

얼마 전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결혼한 캐서린 미들턴이 세계적인 화제가 됐습니다. 미모와 재능은 둘째치고, 평민 신분으로 왕자비가 됐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했지요.

이 로열웨딩에서 착안, 우리 시대의 신데렐라를 찾는 행사를 얼마 전 치렀습니다. 가정환경은 평범하지만, 자신의 재능과 노력으로 당당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을 찾아내 1등 신랑감과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행사에 참가한 여성들 대부분이 4년제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춘 커리어우먼이라는 사실입니다.

신데렐라를 자처한 이 여성들은 과연 왕자 레벨의 멋진 남성과 결혼해 신분상승을 이루고자 한 것일까요? 굳이 왕자가 아니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그녀들이 말입니다. 아마도 누릴 수 있는 만큼 행복을 누려보고 싶은 마음이 아닐지요. 나는 열심히 살고 있으므로 좋은 남자를 만나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당당한 자기애라고나 할까요?

무 자르듯 할 수 없는 남녀관계

자신의 용모를 발판 삼아 인생을 180도로 바꾸고 싶어하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여성의 외모를 따지는 남성들이 많기도 하고요.

미모가 탁월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미녀는 성격이 몹시 까탈스러웠습니다. 돈 많은 남성과 결혼하고 싶어했던 그녀는 결국 성공한 재미동포 사업가를 만났습니다. 남편 앞에서 그 못된 성질을 억누른 채 토끼가 돼 순종하며 사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 역시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가 그녀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행복한 인생을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명석한 두뇌, 뛰어난 능력도 재능이지만 외모 또한 재능입니다. 차이는 그것뿐입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다니다가 좋은 조건의 남성과 결혼하는 것은 괜찮고, 얼굴 예쁜 여자가 그렇게 하는 것은 안 되나요?

1990년대 초반 어느 그룹미팅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인상 좋은 여성 몇몇과 평범한 여성이 참가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남성들은 예쁜 여성들에게 관심을 가졌습니다. 오직 한 남성만이 평범한 여성에게 호감을 표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강남의 갑부집 딸이었습니다. 부잣집 사위가 된 그를 두고 남자 신데렐라라고도 했지요. 이런 로또 당첨 같은 만남도 남녀 사이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성 간의 이끌림이란 수치화 혹은 계량화할 수 없는 예기치 않은 것이기 때문이지요.

어떤 사회에서든 '그들만의 리그'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있는 사람들끼리, 없는 사람들끼리만 결혼한다면 이 사회는 민주주의와 무관한 극도의 양극화 세상이겠지요.

이 정도의 남성이 꼭 이 정도의 여성과 결혼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계층을 뛰어넘는 만남도 있습니다. 그것이 남녀관계의 오묘함이요, 이 시대에도 신데렐라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 남녀본색

흔히 배우자를 선택할 때 성격을 많이 본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남성회원 2만5,450명을 대상으로 남성의 배우자 조건 중에서 성격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연령별로 살폈다.

남성회원을 연령별로 나눠 각각의 배우자조건 중요도 가운데 성격이 차지하는 비율을 분석한 결과, 21~25세 33.7%, 31~35세 29.3%, 46세 이상은 25.1%로 연령대가 오를수록 성격을 덜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들에게 연륜과 경력이 쌓이면서 성격적 조화에 대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남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외모를 더 많이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