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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낙하산 총재 막기… 직무대행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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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낙하산 총재 막기… 직무대행 선택

입력
2011.05.3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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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총재'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은 직무대행 체제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오전 9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4차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용일(80) 전 쌍방울 구단주대행(부회장)을 총재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유영구 전 총재가 이달 초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KBO 수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이날 이사회에는 정승진 한화 사장, 이장석 넥센 사장이 불참했으며 나머지 6개 구단 사장과 엔씨소프트 황순현 대표도 참석했다.

이사회 직후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새 총재를 선임하는 일이 늦어질 수도 있는 만큼 직무대행을 선출하게 됐다"며 "초대 KBO 사무총장과 쌍방울 구단주대행을 역임한 이용일 직무대행이 중립적인 인사라는 데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졌다"고 직무대행 선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심전심 직무대행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이사 간담회에서 사장단은 "새 총재 선출을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유 전 총재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 만큼 남은 임기 동안 직무대행 체제도 나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실상 이날 합의를 이룬 셈이다.

그리고 17일 이사회가 열리자 A사장과 B사장은 "KBO 전체 조직구조를 한 번 보자"며 총재 고문 중 1명을 직무대행으로 추대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몰았다. 그러자 C사장은 "대행이라면 총재 고문 중 한 분을 모시는 게 어떻겠냐"고 맞장구 쳤다.

현재 KBO 고문으로는 이용일 총재 직무대행을 비롯해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회장, 안국정 전 SBS 사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회장 등 5명이 있다.

▲왜 이용일인가?

이용일 총재 직무대행은 1977년 야구협회 전무이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 년간 야구계와 인연을 맺고 있다. 이 직무대행은 1981년 12월부터 1991년 2월까지 KBO 사무총장을 지냈고, 이후 쌍방울 구단주대행(1992~1997년)을 거쳐 2009년부터 KBO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999년 현직에서 물러난 뒤로도 야구계의 어른으로서 목소리를 내 왔다. 이 직무대행은 "KBO 총재는 장사꾼다운 사람이 맡아야 한다. 그런 인사를 모시기 전까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직무대행 체제는 언제까지?

이상일 사무총장은 "직무대행의 임기는 최소 한 달이지만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전임 유영구 총재의 임기가 반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 직무대행이 올해 연말까지 KBO를 이끌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후임 총재를 위해 뛰는 인사들은?

이용일 전 쌍방울 구단주대행이 총재 직무대행에 오름에 따라 후임 총재 논의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그러나 이 총재 직무대행의 신분이 정식 총재가 아닌, 직무대행인 만큼 KBO 입성을 위한 물밑작업은 더 활발해질 거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현재 자천타천 KBO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로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비롯해 현직 체육계 고위인사 A씨, 정치인 B씨, 기업인 출신 C씨 등 줄잡아 4, 5명이 있다.

현재는 4, 5명 정도만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인사들이 KBO를 노크할 것이라는 게 야구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중견 야구인은 "앞으로 여러 분야의 인사들이 KBO 입성을 노릴 것"이라면서도 "능력 없는 낙하산 인사가 KBO에 오려 한다면 야구계가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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