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여종업원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대한 보석신청이 기각됐다. 여기에 칸 총재가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쏟아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 검찰이 16일(현지시간) 법정문서를 통해 밝힌 스트로스 칸 총재의 혐의는 1급 성폭행 2건, 1급 성폭행 미수 1건, 1급 성희롱 1건 등 모두 7건이다. 1급 성폭행의 경우 최고 2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문서에는 스트로스 칸 총재가 가했던 과격하고 다소 변태적인 성폭행 상황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
스트로스 칸 총재는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홍체인식기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다른 잡범들과 함께 피고석에 앉아 자신의 심리 차례를 기다렸다.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미 언론들은 "국제 금융계의 최고실력자가 뉴욕 뒷골목의 불량배, 마약범 등 잡범들과 함께 재판받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심리를 마친 뒤 뉴욕시의 라이커스 아일랜드 구치소로 이감됐다. 이곳은 하루 수감인원이 1만1,000명에 이르고 수감자 사이의 신체적 위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악명이 높다. 다만 스트로스 칸 총재는 독방에 격리될 예정이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또 모국인 프랑스에서도 과거 성폭행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될 전망이다. 2002년 스트로스 칸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던 앵커 출신의 작가 트리스탄 바농이 고소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국회의원 미셸 드브레는 스트로스 칸 총재가 과거에도 뉴욕 소피텔 호텔에서 여직원을 대상으로 유사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호텔측은 "근거 없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뉴욕 검찰도 스트로스 칸 총재의 유사 성범죄 사건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뉴욕 법원은 스트로스 칸 총재가 출두한 가운데 열린 심리에서 100만 달러라는 보석금 제시에도 불구하고"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20일 예정된 추가 심리 때까지 구금하도록 결정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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