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환자와 가족은 물론 암전문의나 일반인도 ‘연명치료 중단과 적극적인 통증 조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이 국내 17개 병원에서 암환자 1,242명과 가족 1,289명, 암전문의 303명, 일반인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암환자(89.9%)와 가족(87.1%), 암전문의(94.0%), 일반인(89.8%) 등 조사 대상 대다수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31일 연구팀이 밝혔다.
연구팀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과 소극적 안락사, 적극적 안락사, 적극적인 통증 조절, 의사보조 자살 등 5가지 사항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는데, 소극적 안락사에 해당하는 ‘식물인간의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서는 암환자(76.0%), 가족(70.3%), 일반인(74.9%), 암전문의(60.8%) 등의 순으로 찬성 비율이 높았다.
적극적인 안락사와 의사보조 자살에 대해서는 암환자(55.3%, 51.7%)와 일반인(50.4%, 49.2%)의 절반 정도만이 찬성 의사를 보였고, 환자가족(38.4%, 35.6%)과 암전문의(8.3%, 6.3%) 그룹에서는 각각 40% 미만, 10% 미만의 찬성률을 나타냈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와 적극적인 통증 조절에 더 찬성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고령층, 남성, 무종교, 저학력 계층에서 적극적인 안락사와 의사보조 자살에 대한 찬성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윤 박사는 “적극적인 안락사와 의사보조 자살에 대해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는 지지도가 60~90%에 달한다”며 “삶의 마지막에 관한 의사결정에서 환자의 자율성과 개인주의가 강한 유럽이나 북미가 안락사를 대체로 받아들이는 반면 가부장적이고 가족을 중시하는 아시아에서는 덜 수용적인 것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캐나다의사협회지(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5월호에 실렸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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