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의 개인적 패배다.” “베를루스코니 시대는 끝났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여당이 밀라노와 나폴리 시장선거에서 대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번 선거는 부패와 섹스 스캔들에 빠진 베를루스코니의 앞날을 가늠하는 시험대여서 중도우파 연합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밀라노 시장 선거에서 중도좌파 민주당 줄리아노 피사피아 후보가 55.1%를 얻어 44.9%에 그친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PDL)소속 레티치아 모라티 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거점인 밀라노를 18년만에 야권에 내줬다.
제3의 도시 나폴리에서도 중도좌파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 후보가 65.37%를 얻어 34.7%에 그친 여당 지아니 레티에리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이번 지방선거는 6개주와 90개 지역 유권자 약 60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경제도시 밀라노와 나폴리의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중도좌파 야당 소속 후보들은 두 도시 외에도 북부 만토바, 트리에스테, 사르디니아 주도 칼리아리 등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선거 결과는 베를루스코니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다. 정치적 거점인 밀라노에서까지 패배함으로써 각종 추문으로 흔들리던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음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여당 PDL과 동맹세력인 북부연맹의 연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 정치 전문가 마크 라자르 교수는 “중도우파 동업관계가 불확실해졌다”며 “여당에는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마니아를 방문중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의연함을 보였다. 그는“우리가 진 것은 분명하지만 침착함을 유지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어려움을 겪을 때 마다 힘은 세배가 됐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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