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 없는 상태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돼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여온 ‘부산 보험사기 살인 사건’ 피고인에게 법원이 정황 증거 등을 포괄적으로 인정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부장 김동윤)는 31일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火葬)한 뒤 자신이 숨진 것처럼 속여 거액의 보험금을 받아 챙기려 한 혐의(살인 및 사체은닉, 사기 등)로 구속 기소된 손모(41ㆍ여)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사망신고서와 보험신청서를 대신 제출해 범행을 도운 혐의(사기)로 함께 기소된 손씨의 어머니 박모(74)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인이 분명하진 않지만 자연사나 자살했을 가능성이 적다”며 “피고인이 이 사건 전에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고, 인터넷으로 살인방법을 검색한 점 등으로 미뤄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신에 대해 정상적인 화장 절차를 거쳤다”며 사체은닉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손씨는 지난해 5월부터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같은 해 6월16일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김모(26)씨를 부산으로 데려와 다음날 오전 2시30분~4시 확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살해해 시신을 화장한 뒤, 자신이 숨진 것처럼 꾸며 보험금 600만원을 받은 데 이어 2억5,000만원을 추가로 받으려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검찰은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해했는지 입증하지 못한 만큼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고, 손씨 역시 “피해자가 이상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급히 옮겼을 뿐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해왔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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