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K리그 선수로서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반드시 뿌리를 뽑아 팬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으로 축구계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31일 세르비아(3일)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파주NFC에 모인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태극전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입을 모았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일부 축구인 때문에 대다수 선수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발전하는 상황에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K리그와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각성해 축구계가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스타급 선수의 연루설이 나돌고 있지만 조 감독은 “대표팀까지는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선수들은 색안경 낀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신형민(25ㆍ포항)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겨 K리그 선수로서 팬들에 죄송하다. 실수하면 의심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불안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수문장 김영광(28ㆍ울산)은 “실수가 의심 받게 돼 너무 안타깝다. 승부 조작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심란하다”고 답답해 했다. 승부 조작 브로커들은 골키퍼를 집중적인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구속된 5명 중 2명이 골키퍼다.
이용래(25ㆍ수원)는 “팬들의 신뢰가 사라져 아쉽다. 이번 기회에 승부 조작이 뿌리 뽑혀야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속 팀에 각서까지 제출했다. 윤성효 감독님께서는 우리를 믿는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스포츠는 국민의 낙이다. 정당해야 한다.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 억울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하며“승부 조작을 얼마 전까지 믿지 않았는데 현재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1,000만원 받는 선수에게 2,000만원을 갖다 주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개탄했다.
이청용(23ㆍ볼턴)은 “팬들이 실망했을 것이다. 모든 선수가 충격을 받았다. A매치 승리로 팬들의 마음을 돌려 놓겠다”고 세르비아(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가나(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전 필승을 다짐했다.
파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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