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형사')와 류승완('부당거래'), 권칠인('싱글즈'), 김현석('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유명 영화감독들이 모여 신개념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완성했다.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인 다큐시리즈'타임'에서 이들은 전화, 술, 여성, 소리, 비밀, 돈 등 다양한 주제어를 가지고 최근 50년간의 대한민국 역사를 돌아본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감독들은 실험성 짙은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느낀 소감을 쏟아냈다. 류승완 감독은 '간첩'편에서 탈북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간첩을 찾는 과정을 경쾌하게 풀어낸다. 그는 "답을 제시하거나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좋은 질문을 공유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학교 밖 칠판'편으로 교육 현실을 꼬집은 권칠인 감독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게 해주자는 생각에 주관적으로 편파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대안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그는 "대학이 투자 대비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했는데 막상 알아가니까 내 스스로가 심각해지더라"며 "교육의 문제에 이미 (사람들이) 너무 젖어버려서 느끼지 못하는 사이 수렁으로 빠져버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명세 감독은 'M'편에서 'M(MBC, Memory, Meeting, Movie, Media)'으로 연결되는 키워드를 통해 만남과 기억 속으로의 여행을 담아낸다. 강동원, 강수연, 김혜수, 박상민, 안성기, 장동건 등 영화를 통해 만난 배우들의 과거와 현재, 서로의 추억을 담아낸 서정적 작품. 그는 "다큐멘터리도 한 번 해보고 싶었지만 '하이브리드'라는 말까지 붙어서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내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석 감독이 연출한 '돈'은 가상의 인물 장세춘이 2억원을 건물 옥상에 뿌린 사연을 추적하는 페이크 다큐다. 촬영을 위해 제작진은 200여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지난 3월 말 여의도 한복판에서 소품용 돈을 뿌리기도 했다. 술을 통해 한국사회를 조명한 '술에 대하여'는 조주 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술 전문가' 조승원 기자가 책 <술꾼의 품격> 을 쓴 기자 출신 문화평론가 임범씨와 공동 연출했고, 여성 영화감독 신수원씨는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한 '꿈꾸는 카메라'(가제)의 연출을 맡았다. 술꾼의>
25부작 '타임'은 6월 2일 윤능호 감독의 '새드 무비를 아시나요?'를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밤 11시5분에 방송된다. '새드무비를 아시나요?'는 50년간 달라진 연애의 행태를 다룬 작품으로 배우 공효진이 내레이션을 맡고 개그맨 김병만과 윤다훈의 딸인 신인배우 남경민이 출연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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