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상당수가 자녀의 입에서 영어가 술술 나오길 바라며 영어책을 열심히 읽어 주거나 영어 DVD, 오디오 등을 틀어 준다. 영어 말하기 연습을 시켜 보고 싶어도 일상 생활에서 영어로 말할 기회는 거의 없고, 그렇다고 뜬금없이 아이에게 영어로 말을 걸면 아이는 아마 어색해 할 것이 분명하다. 이때 역할극 놀이를 활용하면 아이로 하여금 영어를 사용하는 데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만 3세 전후로 역할놀이를 즐기기 때문에 그 시기부터 영어 역할극을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아이의 영어 수준에 따라 역할극의 문장 길이는 다르게 하는 것이 좋다.
역할극을 하면 좋은 점이 많다. 우선 아이가 그 동안 영어 동화책이나 DVD 등을 통해 공부한 영어를 활용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복습이 가능하다. 아이가 공부한 내용에 대해 직접적으로 묻지 않고도 역할극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면서 다른 이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고,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도 향상된다.
역할극을 하기에 앞서 준비를 할 때는 거창하게 소품을 만들기보다는 주변 사물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거나 아이가 가지고 있는 인형을 활용한다.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종이에 다양한 캐릭터의 얼굴을 그려서 나무젓가락에 붙이거나 호랑이 가면, 의사 머리띠 등을 만들어 역할을 표현할 수도 있다. 이때 아이와 함께 소품을 만들면서 각각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면 역할극을 하기 전 준비 단계로 효과 만점이다.
본격적으로 역할극을 할 때는 대화 위주로 되어 있는 영어 동화책을 선택해서 각자 맡을 역할을 정한다. 아이가 역할극을 처음 할 경우에는 영어 표현력이 부족해 부담스러워 할 수 있으므로 영어 동화책의 쉬운 대사를 따라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어리거나 영어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책의 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따라 하지 말고, 책의 내용 중 핵심 표현을 선택하여 간단한 역할극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책에서 "Good night"라는 표현을 배웠다면 소품 없이 간단하게 아이와 잠자기 전에 주변 사물을 보며 "Good night, Clock. Good night, Teddy Bear"라고 번갈아 말해 볼 수도 있다.
역할극이 끝난 뒤에는 극의 내용이나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어떤 역할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특정 상황에서 만약 내가 그 사람이었다면 기분이 어땠을지,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어떤 것이었는지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한, 이야기의 결말을 바꾸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 단계에서 모든 것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점차적으로 영어 문장을 늘려 가며 아이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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