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값이 계속 떨어지니까 농민들로부터 하루에도 10여통씩 전화와요. 심지어는 우시장에 길게 늘어선 농민들이 아우성치는 꿈을 꿀 정도라니까요."
한우 홍보와 소비촉진 등을 담당하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요즘 비상이다. 구제역 사태 이전 650만~700만원에 거래되던 소(700~800㎏ 기준) 가격은 지금 5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사료값은 10%이상 올랐기 때문. 농민들은 3년여 키운 소를 팔 때 남는 게 없다고들 하소연이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남호경(62ㆍ사진) 위원장은 "장기적으로는 암소 10만 마리를 도태시킬 계획"이라며 "수요측면에서는 소비를 촉진시켜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소는 현재 극심한 수급불균형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구제역으로 15만 마리 정도 살처분돼 한육우는 3월1일 현재 288만 마리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1년전에 비하면 6.5% 증가한 상태. 구제역 기간 동안 축산농가의 소 출하가 지연되면서, 10만 마리 정도가 도축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현재 소는 적정 사육수준(250만 마리)을 웃돌고 있다. 여기에 소고기 수입증가까지 겹쳐, 한우 도매가는 전년보다 20%이상 하락한 ㎏당 1만2,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 위원장은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업계 스스로도 자구노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으로는 공급이 적정치를 한참 상회하고 있는 만큼, 10만 마리 정도의 사육규모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남 회장은 현재 70억~80억원 정도의 위원회 예비비를 도축지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또 "올해는 교육, 종자ㆍ사료 연구 보다 사육규모 감축 정책 연구를 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비, 축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의 협조도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폐업 축산농에 대해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정도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곡물가격이 급등해도 걱정 없도록 해외 사료 조달처를 확보하거나 유통구조 개선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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