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사진) 현대건설 사장이 30일 돌연 사직했다.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됐던 사장 교체설을 잠재우고 김창희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선임된 지 두 달 만에 갑작스레 이뤄진 퇴진인 만큼, 사퇴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계동 사옥에서 전무 이상 중역들을 소집, "그룹 경영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퇴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문책성 인사는 아니고 본인 스스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주변에선 몰랐겠지만 갑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라 상당 기간 개인적으로 고민한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뒤 최근까지 강도 높게 진행됐던 조직개편에 대한 압박감이 컸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이 시공능력평가 1위를 탈환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론 오랫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지내며 방만한 경영을 해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그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퇴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금명간 현대건설 내부나 그룹 인사 등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후속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5년간 회사에 몸담아온 '현대건설맨'으로, 2009년 3월 사장에 올라 회사를 경영해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