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상은 다 타봤다. 단 하나만 빼고. 바로 파이널(결승전)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빌 러셀 파이널 MVP 어워드’다. 11차례나 우승 반지를 낀 빌 러셀(전 보스턴 셀틱스)의 이름을 따왔다.
‘킹’ 르브론 제임스(27ㆍ203㎝)와 ‘독일 병정’ 더크 노비츠키(33ㆍ213㎝)가 생애 첫 파이널 MVP를 두고 정면 충돌한다. 1일(한국시간) 마이애미 히트 홈구장에서 1차전을 시작하는 2010~11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7전4선승제) 무대에서다. 제임스의 마이애미는 동부콘퍼런스 파이널에서 시카고 불스를 눌렀고, 노비츠키의 댈러스 매버릭스는 서부 파이널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꺾었다. 전적은 나란히 4승1패.
2004년 신인왕, 2008년 정규리그 득점왕, 200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정규리그 MVP에 빛나는 제임스는 올시즌 플레이오프 15경기에서 평균 26점 8.9리바운드 5.5어시스트 1.7스틸 1.5블록슛을 올렸다. 이에 맞서는 노비츠키는 평균 28.4점 7.5리바운드 2.7어시스트 0.5스틸 0.6블록슛을 올렸다. 역시 15경기에서 얻은 성적이다. 독일 출신 노비츠키는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MVP에 올랐고 2007년 NBA 정규리그 MVP에 등극하면서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제임스와 노비츠키의 파이널 맞대결은 올시즌이 처음이다. 마이애미는 2006년 파이널(4승2패 마이애미 우승)에서 댈러스를 만났지만 당시 마이애미에는 제임스가 없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이던 제임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었다. 오로지 우승을 위해서였다. 이적 첫 시즌에 파이널까지는 계획대로 올라온 제임스지만 그의 앞에는 댈러스를 11시즌 연속 플레이오프로 이끈 노비츠키가 있다. 제임스는 노비츠키 특유의 페이드 어웨이슛(점프 후 수비벽을 피해 몸을 뒤로 기울이며 던지는 슛)을 경계하며 “필요하다면 내가 노비츠키를 막겠다”고 공언했다.
현지에서는 제임스와 노비츠키간 싸움의 승자가 우승 트로피는 물론 파이널 MVP까지 독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의 전문가 전망은 15대7로 마이애미 우승 쪽으로 쏠리는 상황. 그러나 대부분 6, 7차전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으로 접전을 점쳤다.
1990년대 마이클 조던과 함께 시카고 불스 ‘왕조’를 이끌었던 스코티 피펜은 제임스를 응원했다. 피펜은 지난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던이 사상 최고의 득점원이었다면 제임스는 게임을 지배하는 역대 최고의 선수일 것”이라고 했다. 피펜은 그러나 자신의 발언이 NBA 팬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자 이내 트위터를 이용해 “조던이 최고임에는 틀림이 없다. 제임스의 경우 조만간 정상에 설 자질을 갖췄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