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직(75ㆍ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출간한 <보수가 이끌다_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 (시대정신 발행)에서 1차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통일혁명당(통혁당) 사건 등이 일부의 주장처럼 정부에 의한 용공 조작 사건이 아니라 대부분 실체가 있는 공산혁명 운동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보수가>
안 교수는 "수사 기관이 1962년 1월 결성돼 활동했다고 64년 8월께 발표한 인혁당은 4ㆍ19혁명 이후 시작된 좌익 운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62년 서울대 경제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박현채 전 조선대 교수를 알게 됐는데 인혁당의 내용을 소상히 알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출옥한 이후"라며 "보다 소상히 알 수 있었던 것은 인혁당의 넘버2인 정도영 전 합동통신 조사부장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지난해 박범진 전 의원이 인혁당의 실재에 대해 증언한 것을 상기시키며 인혁당은 남한에서 자발적으로 생긴 공산혁명을 위한 조직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가 출간한 <박정희 시대를 회고한다> 에 수록된 증언록에서 "60년대 초 나 자신이 인혁당에 입당해서 활동했다"며 "인혁당은 중앙정보부의 조작이 아니었다"고 증언했었다. 박정희>
안 교수는 인혁당과 달리 통혁당은 "자생적 조직이 아니라 북한의 지령에 따라 한국에서 결성된 혁명 조직"이라며 "창당이 언제 됐는가는 특별한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북한에 혁명 기지를 두고 북한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상당한 규모를 갖고 출발할 수 있었으며, 기관지 청맥 발행이 그 증거라고 안 교수는 강조했다.
안 교수는 "60, 70년대 민주화운동기에 이와는 전혀 관계없는 노동운동과 농민운동도 있었고, 겉으로는 민주화운동을 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민주화운동을 수단으로 이용해 인민ㆍ통일 혁명을 지향하는 운동도 있었다"며 "민주화운동의 공로도 인정돼야 하지만 인민민주주의 운동의 과오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정원 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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