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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언' 집행해 드립니다/ 인터넷 사이트 눈길…돈 관련 유언 의뢰는 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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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언' 집행해 드립니다/ 인터넷 사이트 눈길…돈 관련 유언 의뢰는 안 받아

입력
2011.05.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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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하면 상속이나 재산문제를 떠올리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 곳은 사랑을 담은, 마음의 유언을 대신해드리는 곳입니다. 당신의 아름답고 소중한 유언을 말씀해주세요."

'사랑의 유언 집행' 인터넷 사이트가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말 인터넷을 통해 처음 문을 연 '다음해의 첫눈'이라는 곳이다. 운영자 이용남(29)씨는 "우리는 유언 집행 회사지만 절대 돈과 관련된 유언은 받지 않는다. 마음의 유언만을 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말하는 '마음의 유언'은 이런 식이다. "내가 떠난 다음해가 딸의 졸업식이다. 대신 내가 산 구두를 전해달라. 좋은 땅을 밟고 앞길이 잘 풀리라는 의미도 함께." "내가 그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예쁘게 만들어 전해달라" 등이다. 이씨는 "최근엔 암을 앓고 있는 분이 '아내 기일에 맞춰 그녀 무덤 앞에 장미꽃을 한 송이 놔 달라'는 의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음의 유언이지만 건강 30만원 정도의 대가는 치러야 한다. 물론 유언 집행에 실패하면 비용은 '지정된 사람'에게 전액 환불된다. 이씨는 "고인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정해진 가격은 없다"고 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씨는 사실 이 방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원양어선을 타기도 했고, 노점상에서 액세서리를 팔기도 했다. 동화캐릭터를 그리는 일도 했고, 조경일을 몇 년 한 적도 있다. 사업이라고는 지난 3년간 노래방 사업을 한 게 전부다. "역시 돈을 벌 목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특별한 아이디어를 갖춘 회사로 봐달라"고 솔직히 답했다.

사이트가 문을 연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실적은 신통찮다. 몇 건의 상담과 의뢰가 전부. 그러나 이씨는 "누구나 돈이 아니라도 죽기 전에 남기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따뜻하고 순수한 사랑을 전하는 유언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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