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 독도의 바닷속 생태지도가 처음 나왔다.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 독도연구사업단 수중생태조사팀은 200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독도 10개 수역에서 수심 약 50m까지의 바다 생물 종류와 분포를 조사해 해양생태지도를 완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업단 소속 명정구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거의 해마다 독도 해양생태 조사를 해 왔지만 조사 경로를 지정해 수심이나 위치별로 상세한 생물종 분포를 지도로 그려 낸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독도를 비롯한 연안 수중 생태의 장기적 모니터링을 위한 표준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로 '독도의 수호신'으로 불리는 혹돔의 서식처인 혹돔굴 상세 지도도 처음으로 공식 보고됐다. 몸 길이가 1m가 넘는 혹돔은 온대 지방에 사는 놀래기과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자라면서 머리 윗부분과 아래턱이 혹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온다. 남획으로 줄고 있지만 정확한 개체 수나 서식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명 책임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총 4개의 혹돔굴을 찾아냈으며, 각 굴마다 찾아오는 혹돔의 크기와 수, 잠자는 위치까지 상세히 기록했다"고 말했다.
혹돔굴 주변과 독도 최북단의 가제바위 해역에서 갯녹음(백화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갯녹음은 해조류의 일종인 석회조류가 바닥이나 바위 등에 달라붙어 어패류나 다른 해조류의 서식지를 빼앗는 현상을 말한다. 바닷속의 사막화인 셈이다. 독도의 갯녹음이 자연현상인지,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다른 환경오염 때문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조사팀의 설명이다.
사업단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2, 3년 안에 독도 연안 생태계 장기 모니터링을 위한 표준 매뉴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정해진 수역에서 일정 주기마다 바다 생물의 종류와 분포 등을 조사한 기록이 오랫동안 쌓이면 독도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해양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독도 생태계를 정밀조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 보호하는 연구 활동은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국제사회에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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