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29일 일본 남부지방에 상륙, 북상하면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은 이날 오후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었으나, 여전히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하고 있어 수소폭발 등으로 지붕이 날아간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은 물론, 방사능 오염수의 바당 유출도 우려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2호 '송다'는 이날 오전 남부 규슈(九州) 지역에 상륙한 뒤, 오후 3시를 기해 온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화했다. 하지만 30일까지 일본 전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낮까지 예상 강우량은 규슈 180mm, 주고쿠(中國) 등 중남부 지역 200~250mm, 도호쿠 연안 180mm 등이다. 이날 오키나와(沖繩) 현에서는 태풍 피해로 중상 2명을 포함해 70여명이 부상했다.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태풍의 계절을 앞두고 일본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크기에 따라서는 일본에서 한반도 쪽으로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태풍 풍향은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 방향인데, 중급(초속 15m 이상, 반경 300~500㎞) 이상 크기의 태풍이 일본 나고야, 도쿄 등지로 상륙할 경우 일본의 방사성 물질을 한반도 쪽으로 부채질하는 동풍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동풍이 분다 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까지 날아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문주일 제주대 교수는 "태풍으로 인한 동풍이 지속적으로 불기 어려워 일본 대기의 물질이 한반도까지 날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고, 또 다른 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태풍의 진행방향 앞쪽에는 비가 내리는 만큼 일본 대기의 방사성 물질이 씻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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