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내일 한다면서요'라고 물어보면 안 한다고 한다. 그러곤 오늘 해버린다. 딱히 피해 다닐 이유는 없지만, 알려줄 의무도 없다."
경찰이 대북전단(삐라) 살포 대북단체의 동선 파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체들은 전단 살포 지점과 시각을 허위로 알려주고 기습적으로 행동에 나서는가 하면, "경찰이 주민들에게 살포계획을 알려줘 충돌을 방조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 일쑤기 때문.
대북단체와 경찰 등에 따르면 보통 전단 살포는 매주 2회씩 경기 파주시 임진각과 김포시 등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언론 등에 미리 공개되는 대규모 행사를 제외하면 트럭 1대로 대형풍선 10개 정도(5만여장)를 띄우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대북단체 관계자는 "4, 5명이 북풍이 불 때를 골라 적당한 때와 장소에서 실행한다"고 했다.
경찰의 고심은 단체들이 고의적으로 경찰 따돌리기를 하는데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러 엉뚱한 장소를 알려주기도 하고, 내일 한다고 하고는 오늘 하는 식"이라고 했다. 한 탈북자 출신 대북단체 관계자는 "경기 파주경찰서에서 전화가 왔길래 '걱정 마라. 김포에서 뿌릴 예정이다'고 하고는 그날 파주에 가서 뿌렸다"고 털어놨다.
대북단체는 "전단 살포 계획을 경찰에 알릴 의무가 없고, 알려주면 오히려 해당 지역민들에게 흘려 주민들이 전단 살포를 막도록 부추긴다"고 항변한다. 경찰 관계자는 "한 쪽에서는 막는다고 항의하고, 다른 쪽에서는 못 막는다며 무능력하다고 하니 난감하다"며 "불의의 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한 정보수집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엄중 경고를 한 뒤 경찰은 서울 강서 양천 마포구와 경기 파주 김포시 등에서 전단 살포자들에 대한 집중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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