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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포럼 전문가들 입장차

입력
2011.05.2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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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9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는 북핵 6자회담 등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측 전문가들과 중국측 인사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제주포럼에 참석한 후나바시 요이치 전 일본 아사히신문 주필 등 4명은 28일 한자리에 모여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논쟁했다.

먼저 후나바시 전 주필은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역할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천안함ㆍ연평도 사건과 관련) 중국은 앞으로 상당히 많은 비용을 치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3대 세습을 북한에 대한 압박 카드로 사용함으로써 북한의 행태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정치학)도"북한의 후견국인 중국이 북한이 개혁ㆍ개방과 비핵화를 추진하도록 대북 지렛대를 쓰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해 관용하는 자세를 취한 비용은 앞으로 상당히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옌쉐퉁 중국 칭화대 교수는"특수한 북한 체제를 바꾸려면 리비아 사태처럼 군사적 개입을 하거나 중동처럼 사회혁명이 있어야 하는데 두 가지 방식 모두 중국의 능력 밖에 있다"며 "점진적인 방법 외에는 없다"고 반박했다. 별도로 인터뷰를 가진 자오치정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주임(장관급)도"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이 먼저 해결돼야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한국 등의) 입장 때문에 장기적으로 협상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미일 전문가들과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주한 외교사절들이 북핵 문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도 온도 차가 드러났다. 마크 토콜라 주한 미국대사관 부대사는 6자회담과 관련 "우리는 의미 없는 협상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 개발을 포기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는"올해 러시아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강조했다.

제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은 29일 폐막됐다. 특히 올해는 경제ㆍ경영 분야 프로그램을 강화해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포럼 조직위원장을 맡은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제주포럼을 경제경영 협력 및 평화와 번영 방안을 논의하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주=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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