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정장의 배후로 꼽히는 '프로그림 매도'가 약화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투자전략을 미리 컴퓨터에 입력한 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동시에 주문이 들어가도록 만들어 놓은 것. 대량 거래를 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프로그램 매매는 지난 9일부터 매도 우위를 보이기 시작해 25일까지 모두 5조 5,790억원을 순매도했다. 옵션만기일인 12일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6,812억원의 매물 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 매도세에 코스피지수도 지난 9일(2,139.17) 대비 25일(2,035.87)에는 4.82%나 추락했다.
하지만 26일과 27일에는 각각 1,359억원, 325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고, 이 덕에 코스피지수는 26일(2,091.91) 올 들어 최대 상승폭(56.04포인트)을 기록한 데 이어 27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프로그램 매매가 증시의 등락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
특히 증시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매 가운데서도 비차익 거래 추이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거래와 비차익 거래로 나뉘는데 차익거래는 코스피200 구성 종목 주식과 선물ㆍ옵션 가격차에 따라 이뤄지는 반면, 비차익 거래는 선물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15종목 이상의 주식을 묶음으로 매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들의 비차익거래 매도 물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들이 한국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 비차익거래에서 외국인이 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1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나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외국인들이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이 다시 비차익 거래에서 26일(1,764억원)과 27일(631억원)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상승 탄력을 되찾는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실정.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이달 프로그램 비차익거래에서 주로 유럽계 외국인이 이탈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이 같은 유럽계 자금 이탈이 완화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도 "외국인의 이 같은 태도 변화에 따라 주가 변동성도 차츰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볼 때 상승 추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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