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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내 하도급 가이드라인 마련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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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내 하도급 가이드라인 마련 의미 있다

입력
2011.05.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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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위원회가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정부는 원청업체가 사내하청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인건비 지급 등 노동법상 보호의무를 준수하면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또 원청업체는 사내하청 종료 1개월 전에 통보하고 업체 교체 때는 기존 하청 근로자의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도록 했다. 노사정위원회는 이 같은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8월까지 합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그러나 재계와 노동계는 각각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고,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원청기업 노사협의에 하청 근로자 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기존 노사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며, 원청업자가 도급대금을 정할 때 하청 사업체의 기여도를 반영토록 한 것은 초과이익공유제와 같은 개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 또한 가이드라인에 원청업자의 책임성이 빠져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의 반발은 이해할 만하다. 재계는 하청업체 근로자 복지까지 챙겨야 하니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노동계가 법적 강제력 없는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품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동반성장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대기업들은 수직 하청구조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독점해 왔다. 사내 하청업체와의 상생은 대기업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사내하청 근로자의 고용안정은 원청업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대기업이 소속 근로자는 물론, 하청업체 근로자 및 지역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 윤리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일부 대기업도 납품 단가를 원자재가 상승 등에 맞춰 조정하고,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막기 위한 위원회를 두는 등 동반성장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30만 명이 넘는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최소한의 권리보호 장치도 없이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이 완벽하진 않지만,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진일보한 것인 만큼 노사 모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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