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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대한 탄생' 우승 재중동포 백청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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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대한 탄생' 우승 재중동포 백청강

입력
2011.05.2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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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 탈락자 보며 정말 많이 울었다”

“한국에서 가수로 반드시 성공하겠다.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다.”

27일 오디션 프로그램인 MBC ‘위대한 탄생’에서 우승한 중국 옌볜(延邊) 재중동포 백청강(22)은 당찼다. 피나는 노력으로 어렵게 만든 기회를 반드시 성공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각오가 보였다. 하지만 그는 따뜻한 사람이기도 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경연에서 떨어지는 친구들 때문에 수도 없이 울었다”는 그는 “우승 상금의 절반은 고아원 아이들에게 쓰고 싶다”고 했다. 28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우승의 의미와 대중이 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_최종 우승을 했다. 소감은.

“진짜 1등은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 당시 우승 소감도 준비하지 못했다. 무조건 기분이 좋기 보다는 1등이라는 말에 부담감이 컸다. 한편으론 ‘이제 끝났구나’ ‘후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7개월 넘게 오디션이 진행되면서 점수 받고 이런 게 압박감이 컸다. 톱 12명 안에 들기 전에는 자다가 가위에 눌린 것도 여러 번 있었다. 나 때문에 경연에서 떨어진 친구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컸다.”

_왜 우승했다고 생각하나.

“멘토 김태원 선생님의 덕분이다. 그분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제자로 선택해 주셨을 때는 너무 감격해 울기도 했다. 니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은 절 보고 ‘노래를 들으면 모성애를 느끼게 된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다. 나름 남자답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웃음).”

_‘위대한 탄생’을 하기 전과 마치고 난 지금 달라진 점은.

“스타일부터 마음가짐까지 온통 천지개벽을 했다.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첫 오디션을 했을 때의 영상을 다시 본 적이 있다. 뭔가 한 맺힌 사람처럼 무척 슬퍼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특히 하고 싶은 음악을 이제 마음껏 할 수 있다.”

_어린 시절 음악을 어떻게 시작했나.

“11세인 소학교 4학년 때 HOT가 곡 ‘We are the future’를 부르는 것을 보고 가수를 꿈으로 정했다. 그 곡이 내 미래가 된 것이다. 14세 때 중국 연길(延吉)에 있는 음악학교로 갔는데 부모님은 공부하라며 반대하셨지만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세 때 졸업한 후 한 3년 간은 중국 클럽에서 노래했다. 내가 설 수 있는 무대는 그게 전부였으니까.”

_우승하고 나니 부모님이 뭐라고 하시던가.

“‘장하다’고 하시더라. 사실 우승하고부터 인터뷰가 계속 있어서 아직 부모님이랑 얘기를 많이 못 나눴다. 집안이 가난해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컸다. 이제는 가수로 성공해서 부모님과 한국에서 같이 살고 싶다. ‘위대한 탄생’은 우리 가족을 함께 모여 살게 해 줬다.”

_7개월 간의 오디션이라는 게 굉장한 긴장감이었을 것 같다.

“사실 무대에서는 그렇게 긴장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징크스 같은 것은 있었다. 강력한 노래를 부를 때는 아이라인을 강하게 그리고 옷을 화려하게 입었다. 그렇지 않으면 노래가 잘 안 되더라.”

_한국은 아이돌 가수가 대세다. 가수로 성공하기 위한 한계도 있을 것 같다.

“얼굴이 잘 생기고 키가 큰 게 다가 아니다. 용모가 좋아도 노래를 못 하면 가수가 아니다. 아이돌 그런 거에 대해 생각 안 한다. 서로의 개성이 있다고만 생각한다. 굳이 경쟁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뿐이다.”

_최근 인터넷에 백청강이 썼다는 한국 비하 글이 올라왔는데.

“마지막 결승 무대 올라가기 전에 그 사실을 알았다.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당당하다. 내가 쓴 글이 아니다.”

_우승 상금의 반(약 1억5,000만원)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그 약속은 오디션을 시작할 때부터 생각했다. 부모님 없이 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고아원에 기부하고 싶다.”

_앞으로의 계획은.

“6월 2일에 ‘위대한 탄생’의 동료들과 함께 콘서트가 있다. 이후 가수로서 활동해 나갈 생각이지만 아직 기획사나 앨범 등 구체적 계획은 없다. 하지만 일정이 다 끝나면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 끝나면 실컷 노는 게 내 지금의 유일한 계획이다.”

_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모든 분들에게 꿈을 가지고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끝까지 그 꿈을 좇아가면 결국 이뤄진다고 믿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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