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미래에셋증권 홈페이지 등에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을 하고 이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정보통신기반보호법 등 위반)로 주범 양모(34)씨를 3년여 만에 붙잡아 구속하고, 대포통장을 구해 범행에 이용한 양씨의 형(37)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2008년 3월 미래에셋그룹과 증권 홈페이지를 공격해 접속이 되지 않게 하고 “2억원을 송금하면 공격을 멈추겠다”며 전화와 인터넷 메신저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좀비PC 270여대를 동원한 공격으로 그룹 홈페이지는 4시간, 증권사 사이트는 30분간 마비됐다. 양씨는 필리핀에 머물면서 디도스 공격용 프로그램 개발자, 악성코드 유포자, 대포통장 조달자 등으로 9인조 조직을 만들어 범행을 주도했다.
조사결과 양씨는 미래에셋을 공격하기 직전 소규모 쇼핑몰과 인터넷강의 동영상사이트 등 11개 사이트를 공격해 같은 방법으로 550만원을 뜯어냈다. 하지만 정작 최대 목표였던 미래에셋으로부터는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와 그의 형은 필리핀에서 3년간 불법체류자로 도피 생활을 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렸고 최근 한국에 있는 부모의 병환까지 겹쳐 귀국을 결심했다”면서 “이미 붙잡힌 5명(2명은 구속) 외에 필리핀에 남아 있는 일당 2명을 검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