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북중경협 시대를 맞아 SK가 중국을 연계한 대북사업 구상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SK 최태원(사진) 회장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시점에 맞춰 지난 23일 전용기 편으로 중국을 방문, 북중 경협의 상징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북 황금평 접경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북 라선특구의 출구인 지린(吉林)성 조선족자치주 옌변(延邊)과 훈춘(琿春) 등을 둘러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최 회장은 또 창춘(長春)에서 지린성 당서기와 북중경협과 연계해 SK가 사업참여를 할 가능성에 대해 협의했다.
최 회장은 23~25일 북 황금평에 대한 SK의 투자와 사업참여 등을 제안한 랴오닝성 왕민(王珉) 당서기 초청으로 선양(瀋陽)ㆍ단둥을 방문, 황금평에서의 북중경협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또 중국 정부의 안내로 황금평 접경지역을 2시간 이상 둘러 보며 SK의 대북 사업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는 현재 단둥에서 주유소와 아파트 건설, 유류터미널 사업 등을 하고 있고, 이들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황금평 투자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벌여왔다.(본지 2010년 4월19일자 1면). SK차이나 고위관계자는 "북중경협의 활로인 황금평이 개발되기 위해선 사회기반 인프라 구축이 우선 인데 이 사업에 SK가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며 "북중이 황금평을 국제문화교류센터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유류터미널과 보세창고, 물류기지 조성 등 다양한 사업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곳을 둘러 본 최 회장은 SK의 사업참여 가능성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도 "북중경협 진전상황이 아직 불투명한 만큼 조심스럽게 돌다리도 두들겨가며 사업 가능성을 모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어 25~26일엔 북한 라선특구에 접한 중국 훈춘의 SK네트웍스 물류기지조성에 대한 사업협력 협의를 위해 창춘을 방문, 중국 제6세대 지도자로 주목 받는 지린성 쑨정차이(孫政才) 당 서기와도 만난 데 이어 옌변~훈춘 지역 등을 직접 둘러보았다. 북한은 라선특구에 석유화학단지를 만들 계획인데 최 회장은 이 지역에 SK에너지ㆍSK가스ㆍSK건설 등의 사업참여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사무소 부관장은 "우리 기업들이 북중경협에 맞춰 중국을 기반으로 대북사업에 나서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SK의 중국 동북3성 사업확대는 북한의 중국 의존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실리와 국가의 입지를 동시에 얻으려는 '두 마리 토끼잡기'"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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