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30)는 거포다. 2000년부터 10년간 한화에서 뛰면서 160홈런을 쳤고, 20홈런 이상도 5번이나 기록했다. 이범호가 2009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것도 ‘거포 3루수’였기 때문이다.
이범호는 그러나 ‘진정한’ 거포의 기준이라 할 30홈런 고지는 밟아본 적이 없다. 2005년의 26개가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 기록이다.
이범호가 데뷔 첫 30홈런을 정조준하고 있다. 27일 광주 롯데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나선 이범호는 2-0으로 앞선 3회 말 1사 2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직구(시속 146㎞)를 밀어 시즌 9호 우월 2점 홈런을 뿜었다.
이범호는 9-2로 앞선 6회에는 이정민의 몸쪽 직구(시속 143㎞)를 당겨 좌월 장외 솔로홈런(비거리 125m)를 쏘아 올렸다. 올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2홈런을 쏘아 올린 이범호는 역대 11번째로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공동 1위 이대호(롯데)와 최형우(삼성)를 1개 차로 추격한 이범호는 133경기에 모두 출전할 경우 산술적으로 30홈런이 가능하다.
4위 KIA는 이범호의 홈런 두 방(3타점)과 선발 로페즈의 호투(6이닝 2실점)에 힘입어 5위 롯데를 11-3으로 대파하고 5연승을 달렸다. KIA의 5연승은 올시즌 두 번째이자 8개 구단을 통틀어도 최다연승 타이기록.
타점 1위(44개)인 이범호는 “스윙을 간결하게 하려고 노력 중인데 오늘 결과가 좋았다”며 “요즘 페이스라면 매 경기 타점을 1개씩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왼손 특급’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대구에서는 3위 삼성이 선두 SK를 9-3으로 제압하고 홈 6연승을 질주했다. SK와 2위 LG의 승차는 그대로 3경기.
지난 3일 대전 한화전 이후 24일 만에 선발 등판한 SK 김광현은 1과3분의1이닝 7실점(6자책)으로 패전투수(2승3패)가 됐다. 1과3분의1이닝은 2007년 데뷔 후 개인 최소 이닝 투구 불명예 기록.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등에 업은 삼성 차우찬은 7이닝 3실점으로 시즌 4승(2패)을 올렸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LG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최다인 8연패에서 탈출했다. 넥센 선발 김성태는 6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최근 7연패 탈출과 함께 2000년 데뷔 후 LG전 첫승을 신고했다. 5번의 역전이 오고간 잠실에서는 한화가 두산을 11-10으로 꺾었다. 두산은 3연패.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