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컵대회 승부조작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K리그 최고참 김병지(41ㆍ경남)는 "팀 후배 몇 명이 (승부 조작)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고, 차범근(58) 전 수원 감독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우려를 표했다.
경남의 골키퍼 김병지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팀 후배 몇 명이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해당 후배들을 모아놓고 단호하게 거부하라고 조언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병지는 이어 "축구는 노력으로 이뤄지는 아름다운 스포츠인데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져 안타깝다. 팬들에게도 죄송하다"면서 "그동안 K리그에서 저액 연봉자나 초년생을 중심으로 승부 조작과 관계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은 제안을 받은 대상자의 이름도 거론했다. "재활 중인 김주영과 중앙 수비수 이용기가 그런 전화를 받았다가 거부하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것. 김병지는 "한번의 실점으로 승패가 좌우되는 축구에서는 주로 수비수와 골키퍼가 승부 조작 매수의 주 대상이 된다고 들었다"고 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27일 'C로그'에 "더 큰 문제는 우리 모두가 이런 일들이 비교적 용납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면서 "자기 몫이 아닌 돈을 먹기 위해 승부를 조작하는 어린 선수들과 자기들이 가진 힘과 권력을 이용해서 남의 돈을 먹는 것이 과연 다른 것일까요?"라고 적었다. 차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국내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축구에서 선수들이 승부 조작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자격 정지 5년의 중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한편 승부 조작 가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공격수 김동현(27ㆍ상주)은 28일 상주에서 열리는 강원과의 K리그 12라운드에 결장한다. 현재 김동현은 경기도 성남의 국군체육부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의 아버지는 27일 축구 전문 인터넷 게시판에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팬들의 비난을 달게 받겠다. 축구팬 여러분이 앞장서서 축구계 비리를 정화해 달라"는 글을 게재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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