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승패는 리오넬 메시(24ㆍ바르셀로나)의 발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메시를 묶지 못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우승은 있을 수 없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득점포가 터져 줘야 승리를 바라볼 수 있다.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지난 전적이 이를 증명한다. 맨유는 2007~08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메시를 꽁꽁 묶는데 성공, 결승에 진출했고 결국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메시를 묶지 못해 대회 2연패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당시 메시는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알렉스 퍼거슨(70) 맨유 감독이 메시의 발에 족쇄를 채울 비책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시의 기량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물이 올랐다. 메시와 포지션 매치업이 유력한 박지성은 27일 축구전문사이트 사커넷과의 인터뷰에서 "동료들이 내가 메시를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듣기 좋은 칭찬에 불과하다. 한 사람의 수비로는 메시를 막기 어렵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 전원이 그를 감시할 것"이라고 말하며 경계심을 보였다.
그러나 메시의 발을 묶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련한 사령탑의 변칙 전술 앞에서 메시는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메시의 천적으로 부를 만 하다.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 앞에서 메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는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인터 밀란에 덜미를 잡혔다. 메시는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당시 인터 밀란을 이끈 무리뉴 감독은 지역 협력 수비라는 카드로 메시를 봉쇄했다.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도 메시를 봉쇄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무리뉴 감독은 중앙 수비수 페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 올려 메시를 막게 했다.
지난달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메시는 2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페페가 퇴장당하며 중원의 균형이 무너진 레알 마드리드는 메시의 개인기를 막지 못했다.
영국 현지 언론에서는 '맨유판 페페' 후보로 리오 퍼디낸드, 네마냐 비디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지성도 후보로 꼽히지만 마이클 캐릭과 라이언 긱스 조합이 최근 좋은 활약을 펼쳤음을 고려할 때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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