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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어능력평가 수시 반영, 방향은 옳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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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어능력평가 수시 반영, 방향은 옳지만

입력
2011.05.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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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대상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이 내년부터 일부 대학의 수시모집에 반영된다고 한다. 교과부는 엊그제 공개한 시행방안에서 이런 식의 시범 적용을 거쳐 평가가 좋으면 2016학년도 대입시부터는 현재의 수능 영어를 아예 이 시험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 현재 고2부터 2015년에 대입시를 치르는 중3 학생까지는 불필요하게 수능 영어와 국가영어능력평가를 모두 준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게 우려된다.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은 당초 토플 같은 해외 영어평가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실용영어능력을 키우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특히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2, 3급 시험에서는 현행 수능 영어에 비해 문법 비중을 줄이고, 말하기와 쓰기를 강화했다. 일례로 현행 수능에서는 5지 선다형 지필문제로 말하기와 쓰기 능력을 간접 측정하고 있다. 반면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은 상황을 나타낸 그림을 예시하고 1분간 준비시간을 준 후 1분간 그 상황을 말하도록 하는 식이다.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에게 영어는 어디까지나 실용 목적의 언어일 뿐이다. 그런데 그 동안의 영어교육은 과도한 문법지식과 단어 암기에 치우쳐 10년 이상 배워도 말문조차 트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점에서 듣기, 말하기, 쓰기 능력의 배양에 초점을 둔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의 방향은 대체로 옳다고 본다.

문제는 이 시험을 대입시에 적용하는 방식과 절차다. 우선, A B C F 등 4등급으로만 나눠진 성적 산출방식에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별 영어면접 같은 추가 전형이 강화될 수 있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일선 교사들로서는 최근의 수능 영어 체제 개편 후, 곧바로 새 시험에 대비한 교습의 필요성까지 겹치게 됐으니 충분한 적응기간을 줘야 할 것이다.

가장 답답한 건 내년부터 2015년까지 대입시를 치르는 학생들이 새 시험의 정적성 평가와 개선만을 위한 행정편의에 따라 이중고를 겪게 된 것이다. 모의고사 같은 형식으로도 평가와 개선이 가능한 만큼 수능 대체 시점에 앞선 수시 시험 적용 계획은 접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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