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경북 칠곡군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헬기장 외에 두 곳에 더 독극물을 묻었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캠프 캐럴에서 1968년부터 33년간 군무원으로 근무한 뒤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한국 동포 구자영(72)씨는 26일(현지시간) "직접 두 곳에서 독극물 매립작업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72년께 캠프 캐럴 내 독신장교 숙소 인근 공터와 소방서 앞 지역에 각각 깊이 9m 정도로 테니스장 크기의 구덩이를 불도저를 동원해 팠다"며 "그 구덩이에 드럼통 40∼50개, 5갤런(1갤런=3.785ℓ)짜리 캔 20∼30개, 병 종류 20∼30개 정도를 파묻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독극물임에는 틀림없다"며 "병뚜껑을 열고 땅에 부으니 연기가 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구씨는 "매립 작업을 한 두 지역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헬기장 인근 지역에서 2∼3㎞ 정도 떨어진 지역"이라면서 자신이 2001년 퇴직할 때까지 매립된 독극물은 반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씨는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가 주장한 헬기장 부근 매립 상황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44공병대대가 대규모로 구덩이를 만드는 것을 멀리서 지켜봤다"며 "나중에 수거하는 작업도 1~2개월 정도 상당히 오랫동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덩이 속에서 작업을 한 중장비를 크레인이 끌어올린 뒤 소방차를 동원해 세차한 뒤 외부로 갖고 나왔을 정도"라고 해 구덩이에 독성이 강한 물질이 매립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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