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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교육'의 역설… 극단의 선택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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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교육'의 역설… 극단의 선택 막는다

입력
2011.05.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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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죽음을 말하는 게 금기시돼 있지만,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선진국처럼 초ㆍ중ㆍ고교부터 죽음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정현채 교수는 27일 개최되는 한국노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노년기 웰다잉'발표문에서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부터 죽음 교육을 실시하고 고교 2학년 윤리시간에는 '자신의 죽음이 몇 개월밖에 남지 않은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교생들이 서로 토의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십대ㆍ이십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점을 볼 때 이러한 죽음 교육은 실로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출산률이 낮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귀하게 태어나 생명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정신적 기반을 마련해 주는 길 중의 하나가 죽음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죽음 교육이란 핵가족화 속에서 젊은 층이 잘 접하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생로병사와 상실, 슬픔에 대해 토론하고,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으로, 일본 게이오고교 등에서는 죽음 교육을 통해 자살, 학교폭력, 왕따 문제를 해소했다고 한다.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은 문학작품 등을 통해 죽음에 대한 지식과 의사소통의 필요성, 그리고 감정적 다스림을 배우는데, 죽음의 고통이나 죽음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우치는 것도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즉 TV나 영화 등을 통한 죽음은 지극히 일회적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의 경우, 중ㆍ고교와 대학교 과정에 죽음에 대한 수업시간이 1년에 10여 시간 이상 포함되고, 교재 개발에도 노력을 많이 기울인다고 한다. 초등학생인 경우에는 자신이 키우던 애완 동물, 즉 반려 동물의 죽음을 계기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시도하고 있다. 미국도 1963년 '죽음학'이 대학의 교과목으로 채택됐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이 죽음에 대한 갖는 태도는 무관심과 부정(否定), 두 가지다"며 "2005년 6월 한국죽음학회(www.kathana.or.kr)가 창립되어 월례 포럼도 하고 봄, 가을 학회를 열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거나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빈약한 풍토를 지적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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