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이후 여의도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반면 청와대는 조용하다. 황우여 원내대표 당선으로 신주류가 당권을 잡은 한나라당은 추가 감세 정책 철회와 반값 대학등록금 정책 등을 꺼내 들면서 보수에서 중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주도하는 민주당도 기존의 진보적 입장에서 중도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5∙6 개각 단행으로 내각도 일부 바뀌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청와대도 당초 재보선 참패에 따른 대폭의 물갈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보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지지부진하다. 이르면 6월 초에 있을 개편은 내년 총선 출마를 결심하고 떠나는 비서관 2,3명을 교체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총선에 출마할 사람들은 5월 내로 입장을 정리하라"고 지시해 참모진 개편을 예고했다. 또 수석비서관들은 참모진 일괄 개편을 건의함으로써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들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요즘엔 그런 분위기가 거의 사라졌다. 이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실장 유임을 전제로 임 실장에게 개편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용두사미로 끝날 공산이 큰 참모진 개편 방안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관 몇 명을 바꿔서야 재보선 민심을 이해했다는 청와대의 진정성이 묻어 나겠느냐"며 "대안이 없다고 해서 국민이 바라는 쇄신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곧 있을 비서관 교체를 참모진 개편의 전부로 보면 안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안정되고 7월 초 전당대회가 끝나 당권 구도가 명확해진 뒤에 큰 폭의 변화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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