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50)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과 친형 은현수(54)씨가 부산저축은행그룹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은 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인물이어서 이번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은 위원은 병가를 내고 24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가 이날 양건 감사원장에게 사표를 제출, 수리됐다. 검사 출신인 은 위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을 맡았고 BBK사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상임자문위원을 지냈다.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대외 로비 창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금융브로커 윤여성(56ㆍ구속)씨에게서 최근 "은 위원 형제에게 수 차례에 걸쳐 2억원대의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았다. 검찰은 감사원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진행된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부산저축은행 공동검사 무마나 퇴출 저지 로비 등을 위해 윤씨가 은 위원 형제에게 금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은 위원이 이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은 위원은 변호사 시절인 2008년 울산지검이 부산저축은행의 골프장 건설사업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할 당시 김양 부회장의 변호를 맡으면서 부산저축은행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은 위원의 형 현수씨가 지난해 2월 말 제주도의 한 호텔 카지노를 운영하는 B사의 감사로 영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은 위원이나 윤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2007년 7월~지난해 2월 초 B사 대표이사를 지낸 정덕일(62)씨는 1993년 슬롯머신 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정덕진(70)씨의 동생으로 당시 형과 함께 기소됐으며, 은 위원은 이 사건의 수사 검사였다.
검찰은 한편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 9곳을 내세워 인천 효성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ㆍ허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효성도시개발 등 SPC를 압수수색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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