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북중 양국 언론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동시에 보도했다. 하지만 권력 세습 문제와 관련되는 민감한 표현에서는 양국 매체가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고 영도자들이 조중 친선협조 관계를 대를 이어 계승하고 공고히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남이 대신할 수 없는 공동의 성스러운 책임과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는 데 대해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전통적인 중조 친선의 바통을 굳건히 이어가는 데서 역사적 책임을 다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이 같은 보도는 북중 정상 사이에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후계 체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신화통신은 후 주석의 이런 발언을 전하지 않았다. 대신 전통적인 북중 우의 관계의 중요성을 원론적으로 강조한 후 주석의 언급만 소개했다. 특히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총비서께서 3차례 중국을 방문하면서 여러 차례 젊은 세대가 북중 우의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해, '계승 문제'는 중국 측이 아니라 북한 측이 강조했다는 점을 은연중에 부각시키기도 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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