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26일 잠실구장. '한 지붕 라이벌'답게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두 팀의 시리즈 승자를 가리는 날이었다. 1차전에선 두산이 최준석의 결승타를 앞세워 5-3으로 재역전승을 거두며 여러 '악재'를 씻어냈고, 2차전에선 LG가 두산 김선우의 연속 이닝 비자책 행진을 31이닝에서 중단시키며 7-3 완승을 거뒀다.
라이벌답게 매 경기 각종 '사연'과 흥미진진한 경기 내용을 앞세워 폭발적인 관중 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두 팀이었다. 그리고 주중 시리즈 최종 승부 역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투수전의 백미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두산 LG 선발 주키치와 두산 선발 니퍼트는 올시즌 최고의 투구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주키치는 9이닝 동안 125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4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고, 니퍼트도 8이닝 8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맞불을 놓았다. 투구수는 120개.
큰 키에서 내리꽂는 공격적 성향을 가진 두 투수의 빠른 투구 템포에 잠실 구장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둘 모두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모처럼 펼쳐진 용병 에이스간의 맞대결이었다.
수 차례 걸친 호수비도 투수전의 묘미를 더 했다. LG 유격수 박경수는 1-1로 맞선 6회 2사 1ㆍ3루에서 두산 8번 대타 윤석민의 유격수 쪽 깊숙한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 타자 주자를 아웃시켜 키는 '묘기'를 선보였다.
또 LG 2루수 서동욱도 9회 1사 1ㆍ2루에서 두산 9번 유재웅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어렵게 잡아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로 성공시켜 큰 박수를 받았다. 경기는 LG가 연장 12회 혈투 끝에 1사 만루에서 터진 6번 정성훈의 끝내기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2-1로 승리하고 '위닝 시리즈'를 장식했다. 올시즌 두산과의 상대 전적도 5승3패 우위를 지켰다. 끝내기 희생플라이는 시즌 2호, 통산 39호.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LG 이병규는 안타 3개를 보태 최다안타에서도 박용택(LG)과 함께 공동 1위(이상 54개)로 올라섰다. 통산 9번째 300개째 2루타도 달성했다. 두산 오재원은 이날만 4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올시즌 한 경기 최다 도루 기록을 세웠다.
목동에서는 KIA가 넥센을 5-1로 꺾고, 3연패 후 4연승을 내달렸다. 23승(21패)째를 올린 4위 KIA는 3위 삼성(22승2무19패)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KIA 선발 서재응은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올시즌 11경기 등판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최하위 넥센은 올시즌 최다인 8연패 늪에 빠졌다. 창단 최다 연패는 2009년 한 차례 기록한 9연패.
대전에서는 SK가 연장 10회 터진 박진만의 2타점 결승 2루타를 앞세워 한화에 8-6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6-2로 앞선 7회에만 4실점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7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6실점. 탈삼진은 올시즌 최다인 11개를 기록했다.
한편 부산 롯데-삼성전은 비로 취소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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