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7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후 2시19분 특별열차를 타고 베이징(北京)역을 출발해 북상, 27일 새벽 북중 국경선을 넘어 북한 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밤 7시 주요뉴스로 김 위원장의 방중소식을 처음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 매체들도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국가주석이 25일 가진 북중 정상회담의 내용 등을 특집으로 소개하는 등 과거와 같이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오른 이후 보도하는 관행을 지켰다. 김 위원장은 귀국길에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과 단둥(丹東)을 거쳐 신의주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귀국에 앞서 이날 오전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을 찾았다. 이 곳은 김 위원장이 2004년 4월 방중 당시에도 둘러봤던 곳. 이날엔 중관춘의 대표적인 정보통신(IT)서비스업체 선저우수마(神州數碼)를 방문, 이번 방중일정의 주요 테마인 산업시찰을 이어갔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의 차세대 총리로 꼽히는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가 김 위원장을 직접 안내하며 수행한 사실이다. 김 위원장 일행을 목격했다는 선저우수마의 한 직원은 “김 위원장과 리커장 부총리가 인터넷 센터에서 나란히 서서 서버 등 인터넷 장비를 살펴봤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특징은 중국 차기 지도부와의 돈독한 관계를 맺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다. 23일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를 방문했을 당시엔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위상을 다진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특별열차에 동승한 것으로 알려졌고, 26일엔 리 부총리가 동행했다. 시 부주석과 리 부총리는 내년 10월 열리는 제18차 당대회에서 각각 후진타오(胡錦濤)와 원자바오(溫家寶)총리의 뒤를 이을 중국의 제5세대 지도부 주역들이다.
결국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현재 권력인 후 주석뿐만 아니라 중국의 ‘미래권력’과도 어느 정도 소통을 강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비교적 많이 회복됐다는 점도 이번 방중에서 확인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선저우수마의 한 직원은 “회사를 방문한 김 위원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며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럽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건강이 괜찮아 보였다”고 말했다. 일주일 이상 중국 남북을 오가며 일정을 수행한 것도 그가 건강을 회복한 방증이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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