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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공공장소 금연 갈수록 확대… 이참에 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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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공공장소 금연 갈수록 확대… 이참에 끊으세요

입력
2011.05.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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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제21회 세계 금연의 날'이다. 담배 1개피를 피울 때마다 수명은 20분 단축된다. 국내 흡연 사망자는 매년 3만여명, 세계적으로는 300만여명에 달한다. 흡연남성 사망률은 비흡연자보다 70% 정도 높고, 흡연여성 사망률도 늘고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암 사망률도 2~4배 높다. 구강암, 설암, 식도암, 기관지암, 폐암의 경우도 발병 원인의 90%가 흡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25배 이상 높다. 10대부터 흡연하면 2명 중 1명이, 30대부터 흡연하면 3명 중 1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죽는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6.6%로 매우 높아 방글라데시, 터키와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19%) 캐나다(19.6%) 프랑스(28%) 벨기에(23%) 호주(28.9%) 스웨덴(13.9%)와는 대조적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6월 1일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서울ㆍ청계ㆍ광화문광장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또한, 9월부터 서울시 관리공원 23곳을, 12월부터는 중앙 차로 버스정류소 295곳을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한다. 금연법에 대해 알아본다.

작심삼일 금연보다 '단계적 금연법'을

해가 바뀔 때마다 금연을 결심하는 흡연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단박에 담배를 끊는 '단연법'으로 1년 이상 금연에 성공하는 경우는 겨우 3% 정도. 금연을 처음 시도한 흡연자의 65%는 첫 1주 만에 다시 담배를 피우고, 대부분은 3개월 내에 실패한다.

의지만으로 금연하려던 많은 흡연자는 금단 증상을 극복하지 못해 실패한다. 니코틴 중독은 알코올 중독보다 헤어나기 어렵고 니코틴 금단 증상은 마약(헤로인)과 비교해도 결코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담배 의존성은 WHO의 국제질병분류에 포함돼 있다. 알코올이나 아편과 동일한 수준의 정신활성물질로 분류돼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단계적 금연법'(RTS)이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는 단박에 담배를 끊는 단연법은 효과적이지 않으므로 다른 약물의존증을 치료하는 것처럼 흡연량을 점진적으로 줄이라고 권한다.

단계적 금연법에서는 니코틴 대체요법이 이용된다. 완전히 금연하려고 할 때 몇 주나 몇 달 동안 유해성분이 없는 순수 니코틴을 소량 공급, 흡연 욕구를 줄이고 금단 증상을 완화하게 하는 것이다.

단계적 금연법은 니코틴에 중독된 본인의 의지 만으로 금연할 때보다 성공률이 2배나 높다. 그래서 80개국 정부가 금연치료법으로 인정했다. 금단 증상을 줄여가며 담배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6개월 성공률이 18%나 될 정도로 높다.

니코틴 대체요법에 쓰이는 금연보조제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처음으로 허가한 니코레트 껌(한국존슨앤드존슨)과 니코틴엘(껌, 패치, 트로키), 니코스탑(패치, 트로키), 니코맨(껌, 패치, 트로키) 등이 있다.

니코레트 껌은 스웨덴 파마시아연구소 책임자였던 오베 페르노가 1967년에 처음으로 개발했다. 스웨덴 잠수함 수병들이 함 내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어 성격이 급해지거나 산만해지는 금단 증상이 나타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먹는 금연치료 보조제로는 챔픽스(한국화이자제약)가 미국과 유럽, 우리나라에서 승인을 받아 팔리고 있다.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 재흡수억제제인 부프로피온SR(GSK)도 금연보조제로 인정받았다.

전자담배 금연 성공률 높이지 못해

최근 금연을 위해 확산되고 있는 전자담배가 '안전한 담배',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전자담배회사측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마케팅이라는 주장이 높다.

2003년 중국에서 개발된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포함된 농축액을 증기화시켜 입으로 흡입하게 하는 전자식 궐련형 제품이다. 니코틴이 함유된 것은 전자담배로 분류돼 담배사업법의 관리를 받고, 니코틴이 없는 것은 흡연욕구저하제(금연보조제)로 분류돼 약사법의 관리를 받는다. 2007년 국내에 도입되면서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수입금액이 195만달러(약 20억원)에 달한다. 수입량도 날로 증가해 2008년보다 현재 3배 이상 급증했다.

이철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금연클리닉 교수는 "전자담배가 주장하는 금연보조제라는 제조회사들의 주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사항이지만 식약청은 전자담배가 금연 성공률을 높인다고 인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은 "전자담배는 니코틴 함유량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동일 레벨의 제품이라도 니코틴 함유량이 2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140여종에 달하는 전자담배의 액상(증기 포함)에 대한 유해성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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