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Yeah~ Oh, Yeah~."
25일 오후 8시 남성 5인조 그룹 마룬 파이브(Maroon 5)의 내한공연이 펼쳐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 마룬 파이브가 'Misery'를 부르며 무대에 등장하자 관중석을 꽉 채운 약 1만3,000명의 관객들이 손을 한껏 치켜 올리며 환호했다. 어떤 노래든 한 번 들으면 단박에 마룬 파이브임을 알 수 있을 만큼 트렌디한 감성으로 펑키한 그루브를 선보여온 이들은 세련된 퍼포먼스로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한 여성 관객은 공연이 시작되자 실신하는 등 여성팬이 3분의 2 이상 차지한 관중석의 반응은 열광을 넘어 폭발적이었다.
마룬 파이브는 공연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들은 "우리가 한국에서 인기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구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라며 "우리가 지난 공연에서 만난 한국 팬들을 잊지 못하는 걸 알고 더 사랑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마룬 파이브는 2008년에 첫 내한공연을 가졌는데, 당시에도 이번 공연과 마찬가지로 전석 매진됐다. 마룬 파이브는 "한국 공연이 전 세계 투어의 마지막 무대인 만큼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오프닝 곡 'Misery'의 탄생 과정도 소개했다. "우리는 노래를 만들 때 비트와 코드, 멜로디, 박자 등 다양한 부분에서 출발한다. 'Misery'는 몇 년 전에 만든 코드가 괜찮아서 가지고 있다가 그것을 발전시켜 만들었다."
마룬 파이브는 이날 무대에서 'Misery'에 이어 2집과 1집의 첫 곡 'If I Never See Your Face Again'와 'Harder to Breathe'를 선보였다. 강렬한 전자 기타음을 바탕으로 보컬이 두드러지는 이 곡들은 'Misery'에 한껏 들뜬 관객들을 그들의 깊고 다양한 음악세계로 끌어들였다.
마룬 파이브는 2002년 발표한 1집 'Songs about Jane'과 2007년 2집 'It won't be soon before long',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전 세계적으로 1,500만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날 공연은 1, 2집에 담긴 'The Sun' 'Won't Go Home Without You' 'She Will Be Loved' 등이 차례로 연주되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특히 한때 국내 모든 번화가를 점령했다는 'This Love'가 연주되자 객석에선 비명 섞인 환호가 터져 나오며 열기 넘치는 클럽 분위기를 연출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 덕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밴드로 꼽힌다는 마룬 파이브의 힘을 보여준 무대였다.
공연은 2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총 17곡이 쏟아졌다. 앵콜 곡 'Sunday Morning'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다같이 리듬에 몸을 맡겼다. 보컬 애덤 리바인의 잔잔한 목소리에 감성적인 기타와 드럼, 베이스 연주, 그리고 관객들의 몸짓이 하나의 물결처럼 흔들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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