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은 25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문제와 관련, "미군 측 설명에 의하면 반출됐다고 하지만 조사를 통해 묻혀 있는지 여부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캠프 캐럴을 방문, "(1978년) 당시에 화학약품을 왜, 어디에 있던 것을 여기에 묻었었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화학 약품을 옮겼다면 무슨 목적으로 어디에 옮겼는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매몰지로 지목된 헬기장 등 현장을 둘러보며 데이비드 폭스 미8군 기지관리사령관 등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뒤 칠곡군청으로 이동해 칠곡군 관계자, 주민대표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폭스 사령관은 현장에서 "한국 정부와 합동조사를 통해 끝까지 철저하게 조사해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 측은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효순·미선양 사건과 2008년 쇠고기 파동 등에서 경험했던 국민 불신과 반미감정 등이 생기기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먼저 소상히 밝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현정부가 아니라 박정희 정권 시절에 벌어진 일이어서 이 장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표가 고엽제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에 대해 "우리나라가 그 당시 몰랐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묻도록 합의해줬는지 소상히 밝혀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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