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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법원 보도금지 명령은 유명인 불륜 '방패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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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법원 보도금지 명령은 유명인 불륜 '방패막이'?

입력
2011.05.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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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보도금지 명령은 유명인들의 혼외정사를 숨겨주기 위한 제도인가.'

라이언 긱스의 불륜사실(본보 23일자 16면 보도)에도 적용된 영국 법원의 보도금지 명령 판결의 상당수가 저명인사들이 저지른 범법행위 또는 비도적적 행동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5일 '보도금지 명령의 이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5년동안 이 제도를 이용한 인사의 10%이상인 37명이 혼외정사 등 비도덕적 행동을 저질렀고,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2008년 도입된 보도금지 명령이 국민의 알 권리와 충돌한다는 논란 속에서 그릇된 사생활을 해온 유명인들에게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보도금지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경우는 지난 5년 동안 모두 333건이었으며 264건이 여전히 유효하게 지켜지고 있다. 이 가운데 어른으로부터 학대를 당한 어린이에 대한 보도금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면 69건이 유명인들의 사생활 보호차원에 이뤄졌다. 축구의 긱스 등 스포츠선수, 연예인, 경제인 등 유명 인사들이 사생활 보도를 막기 위해 법원에 자주 보도금지를 신청해온 것이다. 그들의 요청으로 법원이 보도금지 명령을 내리면 언론사는 보도금지 내용뿐 아니라 보도금지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도 공개할 수가 없다. 긱스도 영국 타블로이드 더 선이 자신을 'CBT'라는 이니셜로 표현하며 유명 모델 이모젠 토머스(18)와의 불륜관계를 보도하려 하자 법원에서 보도금지 명령을 받아냈다.

결국 문제는 보도금지 명령의 상당수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유명인들을 비호하고 있다는데 있다. 실제 보도금지 명령이 내려진 333건 중 28건이 혼외정사를 숨기기 위한 것이었고, 9건은 유죄 판결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환경오염으로 고발당한 기업 등 비도덕적 행동 또는 범법행위로 문제가 일으킨 기업 7곳도 이 제도를 악용했다. 텔레그래프는 "보도금지 명령이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의 범죄 사실을 가리는 데 이용되고 있어 즉각 개정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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