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기 쉬운 '정계정맥류'를 앓는 남성이 수술을 받으면 비정상적이었던 정액 지표의 일부가 호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백재승ㆍ김수웅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정계정맥류 제거술을 시행한 성인 남성 268명의 정액을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대상자는 불임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정계정맥류 제거술을 시행한 환자로, 수술 전 169명에게서 정자의 숫자와 운동성 등 정액검사 지표에서 비정상적인 소견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대상자 가운데 수술 전후의 정액검사 비교가 가능한 121명의 결과를 분석해보니, 수술 전과 비교해 정액감소 지표가 20% 이상 좋아졌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들어오는 정맥들이 늘어나, 음낭에서 마치 벌레가 만져지는 듯한 상태를 말한다. 해부학적 구조상 대부분 왼쪽 고환에서 발생한다. 전체 남성의 15%에 해당하며, 불임 남성의 40%에서 이 질환이 나타난다. 남성 불임의 경우 교정을 위해 수술한다. 이밖에 고환의 불쾌감, 외관상의 문제로 수술하기도 한다. 어린이에게도 발병하는데, 이 경우 고환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수술적 치료를 권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불임이 아닌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아 정계정맥류를 확인한 남성도 정액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며 "정액검사에 이상이 있더라도 수술하면 대부분 정액지표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비뇨기과학저널(Urology)' 5월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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