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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몰아치기 달인 이대호도 "3연타석 홈런은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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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몰아치기 달인 이대호도 "3연타석 홈런은 처음이야"

입력
2011.05.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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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4번 타자 이대호(29)가 6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등장하자 사직구장은 거대한 용광로로 변했다. 올시즌 평일 처음으로 2만8,500석을 가득 메운 부산 홈 팬들은 "이대호 홈런~"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관중들의 외침이 몇 번 이어지기도 전에 이대호의 방망이는 벼락같이 돌아갔다.

이대호는 삼성 선발 정인욱이 초구로 던진 133km짜리 포크볼을 받아쳤고,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걸린 타구는 하얀 포물선을 그리면서 사직구장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지난 2001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가 1,059경기 만에 개인 통산 첫 3연타석 홈런을 작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는 홈런 단독 선두(11개)를 달리던 삼성 4번 최형우 앞에서 보란 듯이 무력 시위를 하며 순식간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각각 다른 3개 구종을 노려 쳐 홈런으로 연결시킬 만큼 이대호는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또 타점 3개를 보태며 35타점으로 KIA 이범호(40타점)에 이어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2004년부터 롯데 주전 타자로 활약한 이대호는 그동안 홈런왕에 2차례(2006, 2010년)나 오르면서도 3연타석 홈런은 기록하지 못했다. 몰아치기에 강한 이대호지만 연타석 홈런만 6번 쏘아 올렸다. 3연타석 홈런은 LG 4번 박용택이 지난 4월 27, 28일 부산 롯데전에서 2경기에 걸쳐 쳐낸 이후 시즌 2호(통산 31호).

그러나 3-3 동점인 7회말 2사 1ㆍ2루에서는 아쉽게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4연타석 홈런에는 실패했다. 이대호는 9회 2사 3루에서는 고의 4구로 걸어나갔고, 연장 12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삼성 마무리 오승환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지난 15일 부산 KIA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기록한 후 열흘 가까이 손맛을 보지 못했던 이대호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0-1로 뒤진 2회 선두 타자로 나서 정인욱의 2구째 몸쪽 높은 직구(144km)를 받아 쳐 첫 아치를 그린 이대호는 4회말 1사후 2번째 타석에서는 정인욱의 바깥쪽 슬라이더(126km)를 잡아 당겨 역전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정확히 시즌 10호를 채우며 통산 15번째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대기록도 세웠다.

이대호는 이날 전까지 공교롭게 모두 주말 경기에서만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앞세워 '평일 무홈런' 징크스를 깨끗이 털며 2년 연속 홈런왕을 다시 정조준했다. 이대호는 11홈런 가운데 무려 9개를 홈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직 구장에서 쏘아올리는 '팬 서비스'를 했고, 롯데는 이대호가 홈런을 때린 8경기에서 5승1무2패(승률 0.714)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경기는 양팀이 모두 마무리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친 끝에 연장 12회 3-3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올시즌 4번째로 이 중 롯데가 3차례나 기록했다.

경기 후 이대호는 "3연타석 홈런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는 기뻤지만 팀이 비겨서 아쉬웠다"면서 "욕심을 부렸다기보다 타이밍이 좋아서 홈런이 나왔다"고 말했다.

부산=이승택기자 lst@hk.co.kr

목동=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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